5대 증권사, 고객예탁금 운용수익 1000억 ‘꿀꺽’

2011.08.01 21:33 입력 2011.08.01 23:38 수정

국내 5대 증권사들이 지난해 고객 예탁금에서 1000억원대 운용수익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자 예탁금에서 발생한 수익 중 일부만 고객들에게 이용료(이자) 명목으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증권사들이 뒷주머니를 채운 것이다.

대우, 삼성, 현대, 우리투자,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3월 말 기준 고객예탁금 7조3709억원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1일 집계됐다. 이들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간 고객들에게 지불한 이용료는 688억원에 불과했다. 연 이용료율이 평균 1%도 되지 않는다. 이용료율은 증권사마다 다르지만 대개 예탁금이 5억원 이상이면 2.0%, 3억~5억원이면 1.5%, 1억~3억원이면 1.0% 등으로 차등 책정돼 있다.

증권사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자본시장법상 고객에게 받은 예탁금을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하게 돼 있다. 예수금과 신탁 두 가지 형태로 예치하는데 증권금융은 예수금에 대해서는 기준금리와 동일한 이자를, 신탁에는 자체 운용수익을 증권사에 지급한다.

증권금융의 최근 신탁 운용수익은 연 3%가량으로 2010회계연도(2010년 4월~2011년 3월)에는 수수료와 관리비를 제외한 5240억원을 운용수익으로 증권사에 돌려줬다. 또 일평균 5조원대 예수금에 연 2.0~3.25%의 이자를 지급했다. 증권금융 예치 수익률이 이용료율보다 최고 1%포인트 높은 것으로, 증권사들은 고객들이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중간 마진’을 챙긴 것이다.

삼성증권은 3월 말에 국내에서 가장 많은 2조3770억원의 위탁자 예수금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지난 한 해 동안 지급한 예탁금 이용료는 151억원에 그쳤다. 단순 계산하면 이자율이 0.6% 남짓이다.

우리투자증권은 5대 증권사 중 유일하게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위탁자 계좌 간 자동이체 서비스를 한다. 고객이 신경쓰지 않아도 오후 5시에 CMA로, 다음날 오전 6시에 다시 위탁자 계좌로 돈을 알아서 옮겨주는 것이다. CMA는 연 3.0% 이상 이자를 지급한다. 한 대형 증권사 영업전략부 관계자는 “이자를 받고 싶으면 자투리 돈이 생겼을 때 수고를 하더라도 종합자산관리계좌로 돈을 이체하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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