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못 줄이면…60년 뒤엔 1년 중 94일이 ‘찜통 더위’

2023.08.02 21:15

기상청 ‘열 스트레스 전망’
현재 7.6일인 ‘극한 열’ 일수
초고배출 땐 12배가량 증가

온실가스를 지금처럼 계속 배출하면 한국의 ‘극한 열 스트레스’가 연간 90일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재 기후에서 극한 열 스트레스는 ‘아직’ 8일 정도다. 지금보다 12배가량으로 증가하는 셈이다.

기상청은 이런 내용을 담은 ‘미래 열 스트레스 전망’ 분석 결과를 2일 발표했다. 포항공대 기후변화연구실 연구진이 한반도와 동아시아를 25㎞ 크기 정사각형 격자로 나누어 ‘열 스트레스 지수’를 분석했다.

열 스트레스 지수는 기온, 상대습도, 풍속, 복사에너지 등을 종합해 인간이 실제로 느끼는 열 스트레스를 단계별로 나타낸 지표다. 26~28도는 보통, 28~30도는 높음, 32도 이상은 매우 높음으로 분류한다. 지난해 질병관리청의 전국 온열질환 감시체계 자료를 보면 온열질환자는 열 스트레스 지수가 30도 이상일 때 급격하게 증가하고, 32도를 넘기면 가장 많이 발생했다.

1979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의 여름철(6~8월) 열 스트레스 지수는 평균 28.1도였다. 현재 기후에서 열 스트레스 지수가 상위 5%인 ‘극한 열 스트레스 일’은 7월31일쯤 시작돼, 8월12일쯤 끝난다. 온열질환자가 연일 발생하는 요즘이 해당한다. 연구진은 21세기 후반기(2081~2100년)의 6~8월 평균 열 스트레스 지수를 시나리오에 따라 분석했다. 온실가스 고배출, 초고배출 각 시나리오에서는 지금보다 7도 이상 올라 전국 평균 34.6도와 35.8도로 각각 전망했다. 초저배출, 저배출 시나리오에서도 지금보다 3도 정도 올라 각각 31.2도, 32.8도 수준을 예상했다.

현재 기후에서 연간 7.6일 정도 발생하는 ‘극한 열 스트레스 일’은 온실가스 초고배출 시나리오에서는 94.2일로 늘어난다. 온실가스 초저배출 시나리오에서는 27.5일로 3.6배 늘어나는 데 그친다.

극한 열 스트레스가 연속으로 발생하는 기간도 현재 3.5일에서 대폭 늘어난다. 고배출 시나리오는 66.3일, 초고배출 시나리오에서는 77.6일이 ‘요즘 같은 무더위’다. 요즘 같은 무더위가 6월15일쯤 시작해 9월21일까지 이어진다는 의미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제6차 종합보고서에 핵심 저자로 참여한 이준이 부산대 기후과학연구소 부교수는 “이미 견디기 힘들 정도로 열 스트레스가 심각한데, 온실가스를 줄일수록 열 스트레스 일수를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는 것을 보여준다”며 “2050년 탄소중립,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에 충분하지 않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을 모든 부문에서 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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