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대량 발생하는 대벌레, 곰팡이로 잡는다

2024.05.09 12:51 입력 2024.05.09 15:39 수정

여름철마다 대발생하고 있는 대벌레의 모습.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여름철마다 대발생하고 있는 대벌레의 모습.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최근 여름철마다 수도권에서 대량 발생하는 대벌레를 국내 미기록종 곰팡이로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됐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대벌레가 곤충병원성 곰팡이인 녹강균에 의해 90% 이상 폐사하는 것을 확인하고, 이 곰팡이를 이용한 방제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녹강균의 학명은 ‘메타리지움 파스마토데아에(Metarhizium phasmatodeae)’로, 대벌레목의 학명인 파스마토데아(Phasmatodea)에서 이름을 따왔다. 국내 미기록종인 이 균은 곤충의 표피에 침입해 체내에 증식하며 폐사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프론티어스 인 마이크로바이올로지’(Frontiers in Microbiology)에 이달 게재될 예정이다.

녹강균에 감염된 대벌레의 모습.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녹강균에 감염된 대벌레의 모습.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대벌레는 성충의 길이가 약 10㎝ 정도로 몸체가 대나무처럼 가늘고 갈색, 녹색 등의 색깔을 띠는 곤충이다. 2020년 이후 수도권에서 대량 발생하면서 수목을 갉아 먹는 등 피해를 입히고 있다. 수도권의 대벌레 대발생에 따른 산림 피해 면적은 2020년 19㏊에서 2021년 158㏊, 2022년 981㏊로 늘어나는 추세다. 대벌레 대발생 지역은 서울 은평구 봉산, 경기 의왕시 청계산·군포시 수리산·하남시 금암산 등이다. 학계에서는 대벌레의 대발생에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한다.

생물자원관은 대발생 곤충의 개체수를 친환경적으로 관리할 방법을 찾기 위해 2022년부터 정종국 강원대 교수 연구진과 연구를 수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여름철 높은 온·습도, 강수량이 녹강균 활성을 증가시켜 대벌레 폐사율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생물자원관은 녹강균 균주를 특허 출원해 방제 실용화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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