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배당 확대·세제 지원 투자수익률 더 높여야

2003.07.01 18:29

국내 자본시장의 대외개방은 개별종목 발행주식 총수의 10%(1인당으로는 3%) 내에서 1992년 외국인 직접투자가 허용된 뒤 단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외환위기 직후인 97년 12월 직접투자 한도가 55%(1인당으로는 50%)까지 크게 늘었다. 98년 5월에는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기간산업에 속한 한국전력과 같은 일부 법인을 제외하고는 주식 투자한도가 폐지되었고, 그 해 7월에는 한국증권거래소 및 코스닥시장에 상장 또는 등록되지 않은 주식에 대해 외국인의 투자를 자유화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상장주식 보유액이 급격히 늘어나 92년말 4.9%에 불과하던 외국인 보유 상장주식 시가총액이 2002년 12월말에는 32.8%로 증가하며 그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증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짐에 따라 외국인의 주식투자에 대한 국내 시장의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외국인의 매매에 시장이 크게 출렁거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시장개방 후 외국인의 자금 유출로 인하여 국내 증시의 주가가 대폭 하락한 사례가 몇차례 있는데, 특히 97년 하반기의 급격한 주가하락은 외국인들의 매도세와 무관하지 않다. 향후 북핵과 같은 경제외적 변수로 외국자본이 일거에 이탈할 경우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커 경제 전반을 불안정하게 만들 요인이 된다.

한국기업들의 자금조달에서 은행차입과 채권을 포함한 타인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55.9%로 미국(20.3%), 일본(48.1%), 영국(25.0%), 독일(34.6%), 프랑스(18.0%)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는 국내 기업들의 타인자본을 통한 자금 조달 비중이 외국의 기업들에 비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2002년 6월말 현재 우리나라 기업들의 차입금의존도는 33.1%로 미국(27.4%, 2001년) 등 선진국에 비해 높다.

따라서 국내기업들은 외국과의 비교에서 여전히 재무구조개선의 필요성이 있다. 외국인의 증시투자 활성화는 이런 측면에서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제 외국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개인 및 기관투자가의 주식투자를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 국내투자자들의 저변확대는 외국자본의 급격한 이탈시 시장을 보호하는 완충역할을 하게 된다.

우리 증시가 외국인에게 휘둘리면서 지지부진한 데는 구조적인 문제들이 깔려 있다. 우선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주식투자수익률은 투자자들의 증시 접근을 꺼리게 만드는 주된 원인이고, 과다한 예금자보호로 개인투자자의 자금이 은행으로 예치되는 것도 자금의 증시 유입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은행·보험등 금융권이 대출과 채권투자 위주로 영업을 하는 현재의 금융구조로는 증시가 발전하는 데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또 배당 강화와 세제 지원을 통해 주식상품에 대한 매력을 높이는 한편 효율적인 거래시스템을 위한 인프라 개선도 필요하다.

〈노희진/한국증권硏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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