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정읍 십장생마을

2005.11.29 17:39

불로장수의 상징인 십장생을 주제로 어메니티를 높이는 마을이 있다. 이 마을에 가면 해와 구름, 산과 바위와 폭포, 학과 거북, 사슴, 소나무, 영지버섯 등 십장생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 또 매화, 감잎, 연잎, 구절초, 녹차 등 다섯가지 차를 마실 수 있는 국내 유일의 마을이다.

구름과 폭포를 바라볼 수 있다는 운폭정으로 탑과 정자가 도시민에게 인기다.

구름과 폭포를 바라볼 수 있다는 운폭정으로 탑과 정자가 도시민에게 인기다.

전북 정읍시 산내면 능교리 십장생마을.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태인IC를 나와 동쪽으로 약 14㎞ 가면 십장생마을이 있다. 발 아래는 굽이굽이 용처럼 흐르는 옥정호의 용머리가 손에 잡힐 것 같다.

마을 뒤로는 운주산(雲住山)이 버티고 감투같이 생긴 감투봉이 있다. 산 아래 좌우로 논과 밭이 있으며 그 사이로 냇물(능교천)이 흐르는 전형적인 배산임수형 산촌마을이다.

십장생중 하나인 거북바위로 마을사람들은 장수와 부귀를 기원한다고 한다.

십장생중 하나인 거북바위로 마을사람들은 장수와 부귀를 기원한다고 한다.

십장생마을 주민 중 천주교 신자가 90%를 넘는다. 1866년 병인박해 때 이곳으로 피신한 천주교도가 정착한 마을이기 때문이다. 1999년 옥정호가 상수원보호구역 마을로 지정된 후 가축 기르는 것을 포기하고 시의 권유로 도농교류를 시작했다.

이민수 능교리 이장은 “주민이 등산로도 정비하고 구절초도 키우면서 마을가꾸기를 했다”면서 “그 결과 2003년 정보화시범마을로 선정되고 올해는 농림부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지정됐다”고 말했다.

십장생마을의 어메니티 자원은 마을 주변에 펼쳐져 있는 십장생과 차, 옥정호, 선비체험관 등이다. 옥정호에는 해마다 가창오리, 큰기러기 등 철새가 날아오며 주변에 희귀동식물과 곤충, 식물이 많이 자생하고 있다. 또 주변의 하천과 계곡에는 수달이 살고 있으며 버들치, 가재, 각시붕어, 돌고기 등 다양한 어종이 서식해 도시 어린이 생태학습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운주산 감투봉에 오르면 옥정호와 내장산, 정읍평야를 볼 수 있다. 늦가을 멀리 지리산 줄기와 서해바다를 보는 재미도 인상적이다. 운주산에 오르면 불로초라 불리는 영지버섯도 쉽게 찾을 수 있다. 6년째 마을에서 해맞이행사를 하고 있으며 내년 1월1일부터는 정읍시 차원에서 해맞이 행사를 벌여 가정의 안녕과 소원을 빌 예정이다.

마을관계자들이 차 끓이는 물로 사용하는 약수터를 찾아 물맛을 보고 있다.

마을관계자들이 차 끓이는 물로 사용하는 약수터를 찾아 물맛을 보고 있다.

십장생마을에 대해 정읍시나 향토사학자는 대장금의 탄생지라는 논문을 발표하는 등 여러 가지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십장생마을은 대장금의 탄생지답게 예부터 다섯가지 차를 마시고 있는데 최근 도농교류 덕으로 도시민에게 마을의 5대차를 제공하고 있다.

이곳에서 제공되는 차 중에 녹차, 연잎차, 매화차의 운치가 특히 뛰어나다. 이곳은 세종실록지리지에 나오듯이 우리나라 녹차의 북방한계다.

연평균 기온이 15도인 십장생마을에서 생산되는 차는 매우 고소하며 은은한 향이 감미롭다. 100% 야생녹차로 농약을 주지 않고 일교차가 큰 지역에서 생산되기 때문이다. 연잎차와 매화차도 연꽃향과 매화향이 강하고 맛이 달아 텁텁한 맛이 적다. 구절초는 구절재 주변에 자생하는데 지난 가을 구절초축제를 벌인 덕분에 5만명의 도시민이 방문해 5천여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차맛도 일품이라는 평가다. 농협대 전성군 교수는 “십장생마을은 십장생과 차를 특성화한 그린투어 사례로 지역창조성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그린 어메니티] 41. 정읍 십장생마을

십장생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선비문화체험관 우리누리(관장 김두경)가 있다. 폐교를 개조해 전통음식과 차, 한자 등을 공부할 수 있는 곳이다. 음식이 정갈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 지역의 토속한식을 맛볼 수 있으며 후식으로 나오는 약과와 한과도 별미다.

이동욱 나주시 그린투어추진단장은 “십장생마을이 도농교류 이후 젊은층의 소득이 약 5천만원대의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면서 “지난해부터 도시민 방문이 매년 15% 이상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유상오전문위원 399635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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