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욕 촉진 호르몬 ‘그렐린’ 천식 유발

2009.07.01 15:13
이준규기자

비만의 원인으로 알려진 호르몬을 현미경으로 확대한 모습.

비만의 원인으로 알려진 호르몬을 현미경으로 확대한 모습.

식욕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어 비만의 한 원인으로 알려진 호르몬 그렐린(ghrelin)이 천식을 유발한다는 연구논문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비만과 천식 사이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비만에 관여하는 호르몬이 천식을 유발한다고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호흡기 내과 이재형 교수팀은 임상 연구결과, 비만이 천식보다 먼저 발생하고, 비만을 치료하면 천식현상이 호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두 질환의 인과관계를 증명한 이번 연구논문은 천식 알레르기학회 임상분야 최우수논문으로 선정됐다.

일반적으로 천식이 발생하면 기도가 좁아지고 호흡이 힘들어져 운동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이로 인해 운동량이 현저히 줄어들고 비만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였다. 또 비만 환자 중 천식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3배 이상 높다는 연구는 있었지만 구체적인 원인을 증명하지는 못했다.

이번 연구의 임상은 기도과민성(천식)의 중증도에 따라 각각 13명씩 정상인-경도환자-중증환자 등 세 군으로 나누어 실시됐다. 12시 금식 이후 대표적인 비만관여 호르몬인 그렐린(ghrelin)과 렙팁(leptin)의 혈청 내 농도를 측정했다.

농도측정 결과, 그렐린 농도는 정상인군에서 18.6ng/mL으로 조사됐으나, 천식의 경도환자군에서는 6.1ng/mL으로 급격히 저하됐으며, 중증환자의 경우 4.7ng/mL에 그쳤다. 경도환자군과 중증환자군 사이에서는 1.4ng/mL 차이밖에 나지 않았지만, 정상인군과 경도환자군 사이에서는 무려 12.5ng/mL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천식이 있는 비만인 경우 체중을 줄이면 기능적 폐활량 등의 폐기능이 좋아지고, 기침, 호흡곤란 등의 천식증상이 호전됐다. 일부 연구에서는 고도비만이 있는 천식환자가 115kg에서 89kg으로 몸무게를 22% 줄였을 때 1초시 강제호기량은 5%, 기능적 폐활량은 8% 개선되었으며, 천식증상도 또한 호전되기도 했다.

이처럼 그렐린 농도가 낮을수록 기도과민성이 증가하고, 비만인 사람들도 그렐린 농도가 낮은 것은 그렐린 수치가 낮은 뚱뚱한 사람의 경우 천식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비만인의 천식발생 원인에는 그렐린이 일정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을지병원 이재형 교수는 “이번 연구가 천식치료 분야에 새로운 발전을 가져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히면서 “비만인 사람의 천식 발생률을 낮추기 위해 체중조절을 할 수 있지만, 반대로 천식환자도 증상을 호전시키기 위해 체중조절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급성기 천식의 경우 체중조절은 위험할 수 있으며 안정기에 체중 조절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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