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하 웰빙의 역설

매실청만 좋아해? “오매(烏梅)~ 서운하것네”

2015.07.01 16:00 입력 2015.07.01 17:51 수정
헬스경향 한동하 한의학 박사/한동하 한의원 원장

올해도 어김없이 매실청을 담그는 사람들이 많다. 매실청은 설탕이 흔해지면서 만들기 시작한 것으로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게다가 딱히 건강한 활용법도 아니다. 매실은 전통적으로 약이나 조미료로 먹는 효과적인 방법들이 따로 있었다.

보통 매실을 청매(靑梅), 황매(黃梅)로 부르는데 이는 매실의 종류가 아니라 성숙정도에 따른 이름이다. 매실은 매실일 뿐이고 다만 매화나무는 꽃색깔에 따라 백매(白梅), 홍매(紅梅) 등으로 구분한다.

청매의 가장 큰 문제는 아미그달린 독성이다. 같은 장미과인 살구, 자두, 복숭아의 덜 익은 열매나 씨앗에도 많다. 다행히 아미그달린은 숙성기간이 길거나 가열하면 모두 분해된다. 따라서 매실청은 최소 1년 이상 숙성시킨 후 섭취하거나 그 전에 먹으려면 한번 끓이면 된다. 은행을 구워 먹는 것도 같은 이유다.

청매는 독도 독이지만 맛이 시어 바로 먹을 수 없다. 많이 먹으면 치아와 뼈가 상한다. 그래서 생으로 먹지 않고 금매(金梅)나 오매(烏梅), 백매(白梅)로 가공해 활용했다. 금매(金梅)는 청매를 한번 쪄서 말린 것이다. 찌고 나면 금(金)색을 띠기 때문에 금매다. 약불로 4분정도 쪄서 식힌 후 곰팡이가 생기지 않게 햇볕에 바짝 말린다. 식품건조기로 말려도 된다(70℃, 9시간 정도). 너무 센불에 오래 찌면 살집이 터지니 주의한다. 매실주는 금매로 만든 것이 최고다.

오매(烏梅)는 청매를 나무나 건초 태운 연기나 혹은 부뚜막연기에 훈연해 말린 것이다. 훈연하면 수렴(收斂)작용이 좋아진다. 햇볕에 바짝 말린 것이나 어느 정도 말려 불에 구운 것도 모두 오매라고 불렀다. 훈연한 것은 색깔이 검어 까마귀 오(烏)자를 붙였다. 설익은 감을 불에 구운 것도 오시(烏柿)라고 부른다.

한의서에 매실(오매, 백매 포함)을 사용할 때는 반드시 씨를 제거하고 약간 구워 활용하도록 했다. 아미그달린의 존재를 몰랐지만 부작용이 적은 적절한 수치법(修治法)를 찾아 낸 셈이다. 금매나 오매는 가열 시 독성이 제거되기 때문에 굳이 씨앗을 제거할 필요는 없다.

오매는 집에서도 만들 수도 있다. 청매로 금매를 만들듯이 한번 쪄 수분기가 약간 있도록 잘 말린 후 프라이팬에 약불로 타지 않게 한번 살짝 덖어준다. 이것을 식혀서 건조시키면 완성된다. 청매를 말려 구워도 되지만 한번 쪄 만들면 더 쉽다. 집에서 만들 때는 굳이 훈연할 필요는 없다.

[한동하 웰빙의 역설] 매실청만 좋아해? “오매(烏梅)~ 서운하것네”

이렇게 만들어진 오매는 그냥 물에 넣고 끓여 마시면 된다. 성인의 경우 1회 2알 정도면 적당하다. 갈증제거, 피로회복, 식중독예방, 장염설사, 배앓이, 숙취제거 등에 좋다. 보관이 용이해 사시사철 가정상비약으로 활용 가능하다.

오매살만 물에 불려 발라낸 것을 오매육(烏梅肉)이라고 하고 식초에 절여 말린 것을 초오매(醋烏梅)라고 한다. 모두 오매와 같은 효과가 있다. 또 청매를 소금에 절인 것을 백매(白梅)라고 한다. 밤에는 소금물에 담구고 낮에는 햇볕에 말리기를 10일 동안 반복해 만든다. 일본소금에 절인 우메보시(매실장아찌)도 말리기 전의 백매다. 오매나 오매육이 약이었다면 초오매나 백매는 조미료였다.

매실을 오매나 백매 등으로 활용한 이유는 보관상의 문제와 함께 부작용이 적으면서 안전하고 약효가 더 좋았기 때문이다. 매실의 활용법은 매실청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올해는 매실을 다양하게 활용해 오매(烏梅)의 서운함을 달래보자.

<헬스경향 한동하 한의학 박사/한동하 한의원 원장 gamchoo@hanmail.net>


▶더 많은 건강뉴스 보러가기

추천기사

기사 읽으면 전시회 초대권을 드려요!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