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벤처기업 설립 붐

2005.03.01 17:20

지방대학들이 벤처기업을 앞다퉈 설립하고 있다. 학교 연구실에서 개발한 첨단 아이디어를 산업현장에 넘기지 않고 직접 상품화하고 있다. 학내기업은 ▲재학생 실습교육 ▲졸업생 일자리 제공 ▲학교에 재정적 도움 등 일석삼조의 역할을 하고 있다.

지방대 벤처기업 설립 붐

특히 대덕연구단지를 끼고 있는 충청권에서 대학기업의 설립이 활발하다. 나노소재 전문업체인 (주)나노신소재(www.anapro.com) 대표 박장우(44) 한밭대 화공응용화학부 교수는 연구성과를 상품화하는데 성공한 대표적 사례다.

그가 보유한 초미립 분말 양산기술은 영상소재, 반도체소재 등의 개발에 필요한 독보적 기술로 국내에서는 유일하다. 2004년 매출액 60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에는 1백2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박교수는 창업당시 자신이 보유한 회사주식의 3%를 이공계 발전에 써 달라며 학교측에 기부했다. 매학기 재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고 소속대학의 지역산학협력산업 등에도 발전기금을 내고 있다.

대전 대덕대는 지난해 9월 학내 장곡관 2층에 학내기업인 ‘D2E 로보틱스’를 설립했다. 학교교육에 필요한 교육용 로봇이나 완구로봇을 생산하고 있는 이 업체는 설립 6개월여만에 1억8천여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한달에 평균 3천여만원씩 벌어들이고 있는 셈이다. 전체수익의 30%는 직원들의 몫으로 돌아가고 나머지 40%는 학교장학금, 30%는 회사운영에 재투자된다.

동료 2명과 함께 완구로봇을 생산하고 있는 박원성씨(30)는 “설립직후부터 호응이 잇따르고 있다”며 “앞으로 기술력이 좀더 보완되고 제품이 다양화되면 큰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우송공업대도 최근 60억원을 투자해 학내기업 ‘우송오토테크’를 설립했다. 이 시설에는 자동차 차체의 손상부위를 스스로 측정해 수리할 수 있는 첨단컴퓨터 등 이 설치돼 있으며 대학측은 이곳에서 학생실습과 현업 종사자들의 재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오토테크 운영에서 발생하는 수익금은 학생들의 장학금과 교육환경 개선에 전액 재투자된다.

건양대도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지원받은 3억원에 자체적으로 마련한 3억원을 더해 지난달 20일 학교기업 ‘한나래’ 현판식을 갖고 한산모시를 이용한 상품 생산에 착수했다. ‘한나래’에는 공연의상학과 교수와 학생 200여명이 참여해 한산모시를 이용한 의류와 전통문화관광상품을 생산, 공항과 유명백화점 및 인터넷 쇼핑몰에 판매할 계획이다.

지난해 6월 사업자등록을 마친 목원대 학교기업 ‘MVI&G’(Mokwon Video·Image & Game)도 최근 디지털영상콘텐츠 관련업체 (주)다림비전 및 도자디자인 관련업체 예작과 협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이들 기업의 개발부서를 입주시켜 학생들에게 실무·현장교육을 시키는 한편 수익의 10%를 분배받아 학교기업이 자립할 수 있도록 했다.

충남대 농업생명과학대학이 설립한 ‘CNU BIOTech’도 올해 8천7백만원, 내년 2억6천만원, 2007년 8억7천만원의 당기순이익을 창출한다는 목표아래 사료첨가제와 미생물농약 등 개발 및 생산에 힘을 쏟고 있다.

〈대전|정혁수 기자 overa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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