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던 지난 15일 골프장을 찾았다는 비판에 대해 “주말에 테니스 치면 되고 골프 치면 안 된다는 그런 규정이 공직사회에 어디 있나”라고 반박했다. 집중 호우기간 대구에서 발생한 실종사고에 대해서는 “60대 한분이 무단으로 하천변에 들어갔다가 빠진 사고”라며 “당시에는 큰 비가 오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1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대구는 다행히도 수해가 없어서 비교적 자유스럽게 주말을 보내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홍 시장은 “그걸 두고 트집 잡아본들 나는 전혀 상관치 않는다. 그건 수십년 간 해온 내 원칙”이라며 “대통령이라면 다르겠지만 그 외 공직자들의 주말은 자유”라고 강조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이날 논평에서 “홍 시장이 지난 15일 대구의 한 골프장을 찾았다. 제정신인가”라며 “전국이 물난리가 났고 국가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꾸려 전방위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었으며, 여야는 국회 일정을 중단하고 협력으로 재난을 극복하겠다고 선언한 와중에 홍 시장이 골프를 치러갔다”고 비판했다.

홍 시장은 이날 재차 글을 올려 “대구에 있었던 수해 인명사고는 13일부터 출입제한 조치를 한 도심 하천 팔거천에서 15일 16시8분에 60대 한분이 자전거를 끌고 출입제한 조치를 한 가드레일을 밀치고 무단으로 하천변에 들어 갔다가 미끌어져 빠진 사고”라며 “당시에는 큰비가 오지도 않았고 내가 그날(15일) 오전10시 신천 물놀이장 개장식에 갔다가 팔공산에서 비가 내려 운동을 중단한 시각은 오후 1시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걸 억지로 결부 시킨 것도 문제려니와 당시 대구시는 전직원 비상대기령도 내리지 않았고 재난안전실 직원들만 조를 짜서 일상적인 근무를 하고 있었을 따름”이라며 “16일도 운동약속이 돼있었으나 팔거천 인명 사고, 경북, 청주사태를 뒤늦게 알고 취소한 바 있지만 내가 맡고 있는 대구시는 지금까지 수해대비 철저히 하고 있다”고 했다.

홍 시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대구지역 현안을 논의한 뒤 기자들과 만나 ‘당시(15일) 대구 비상근무자가 1000명이 넘었던 걸로 파악된다’는 질문에 대해 “내가 비상근무를 지시한 적이 없다”며 “(처신이) 부적절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물난리 중 골프를 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고 하자 “기자 여러분들이나 눈높이에 맞게 좀 질문하세요”라며 “그게 어느 시대 법인가. 기자분들은 그럼 주말에 나오라고 하면 그냥 나오나”라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5일 대구에는 호우경보가 발령됐다. 같은날 오전 대구 북구에서는 자전거를 타고 가던 한 남성이 팔거천에 빠져 실종된 사건이 발생했다. 대구 소방당국은 이날까지 소방관, 경찰관, 군인, 공무원 등 260명과 드론 3대, 수색견 등을 투입해 수색을 벌이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사망자는 40명으로 집계됐다. 세종 1명, 충북 16명, 충남 4명, 경북 19명이다. 실종자는 9명(부산1, 경북8), 부상자는 34명(경기1, 충북13, 충남2, 전남1, 경북17)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