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은 소득공제 받고 상인은 수수료 덜 내…“지역화폐 써야죠”

2019.04.01 20:51 입력 2019.04.01 20:53 수정

“골목상권 살리자” 경기도 지역화폐시대 선언 첫날

경기도가 31개 시·군 전역에서 지역화폐 발행이 시작된다고 밝힌 1일 성남시청에서 관계자들이 시내 전통시장과 마트 등지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성남사랑상품권’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가 31개 시·군 전역에서 지역화폐 발행이 시작된다고 밝힌 1일 성남시청에서 관계자들이 시내 전통시장과 마트 등지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성남사랑상품권’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수원페이’ 6% 인센티브
성남, 가맹점 9000곳 넘어

“수원페이에 10만원을 충전하면 6%의 인센티브가 주어져 10만6000점이 충전되고, 사용금액의 30%에 대해서도 소득공제 혜택이 있다고 하니 좋네요.”

경기지역 31개 시·군 모두에서 경기지역화폐를 발행하기로 한 첫날인 1일 수원에서도 지역화폐인 ‘수원페이’가 첫선을 보였다.

수원페이를 미리 신청해 카드를 발급받은 황한나씨(29·공무원)는 이날 청사 편의점에서 커피와 음료수를 사고 수원페이로 결제하며 “지역경제에도 기여하는 만큼 앞으로는 일반 신용카드보다 수원페이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편의점주 김모씨(45)도 “우리야 신용카드나 수원페이나 같은 카드지만 수원페이를 받으면 신용카드보다 0.3%포인트 정도 수수료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며 만족해했다.

절반인 16개 지역만 발행
선전만 거창…준비 부족
나머지는 이달 안에 시행

그러나 경기도가 ‘경기지역화폐 시대의 첫날’이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해온 이날, 황씨와 같이 지역화폐를 사용할 수 있었던 지자체는 절반가량인 16곳뿐이었다. 16곳 중 성남시처럼 이미 발행해 사용하고 있는 곳이 7곳이고, 수원시처럼 이날 지역화폐를 새로 발행한 지자체는 9곳(수원, 부천, 안산, 광명, 군포, 이천, 포천, 여주, 안성)에 불과했다. 나머지 15곳은 이달 중 발행, 사용을 준비 중이다.

경기도는 이날 아침까지도 ‘경기도 지역화폐, 오늘부터 도내 31개 시·군 본격 발행’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 지역화폐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일종의 대안화폐 제도로 올해 발행 규모는 총 4961억원이고 2022년까지 총 1조5905억원을 발행하겠다고도 했다. 이 중 8852억원은 청년기본소득·공공산후조리비 등 주요 정책사업으로 집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도는 지역화폐가 지자체별로 발행, 사용 날짜가 다른 것은 발행권자가 31개 시장·군수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각 지자체에서 조례를 만들어 의회 승인을 받아 지역화폐 발행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일정이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 지자체 관계자는 “도와 도 지역화폐 공동운영 대행사인 코나아이(주)와의 협약이 늦어졌고, 코나아이와 각 지자체가 또 별도로 업무협약을 맺는 과정에서 여러 지자체가 한꺼번에 몰려 일정이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도 소상공인과 관계자는 “오는 20일 1752억원 규모의 청년기본소득과 역시 이달 중 423억원 규모의 공공산후조리비가 지역화폐로 지급되기 때문에 그 전에만 발행하면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지역화폐가 안착되면 주민이나 상인 모두 만족도가 높을 것이라는 분위기였다.

이날 성남시 분당구 전통시장인 돌고래시장. 대규모 아파트 단지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어서인지 평일인데도 장을 보러온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채소를 구입한 김모씨(45·주부)가 1만원짜리 ‘성남사랑상품권’ 1장을 가게 주인에게 건네자 이 주인은 거스름돈으로 현금 3000원을 내줬다. 가게 주인은 “10년 이상 발행돼 유통되다보니 고객이나 상인 모두 현금과 같이 인식하고 있어 사용하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다”고 말했다.

인근의 금호행복시장 상인 박모씨(55)는 “성남사랑상품권 최고”라며 엄지를 척 들어보였다. 그는 “예전에는 시장 점포 175곳 중 10~20%가 비어 있었는데 지금은 빈 점포가 거의 없고 1층의 경우 권리금까지 생겼다”며 “성남지역에서만 유통되는 상품권이 전통시장 활성화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성남시는 지역화폐 유통이 가장 활발한 지자체로 꼽힌다. 2006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전통시장과 마트, 각종 상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성남사랑상품권’을 도입했다. 경기도에서 처음이다. 초기에는 일부 전통시장에서만 사용됐지만 현재는 가맹점이 9011곳에 이를 만큼 사용처가 확대됐다.

추천기사

기사 읽으면 전시회 초대권을 드려요!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