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1박에 2만~3만원대… 중국인 덤핑관광 ‘너무해’

2013.04.01 22:31
강홍균 기자

현지 여행비용 출혈경쟁… 쇼핑 끼워넣기 극성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덤핑 관광상품에 대한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관광의 질이 낮아짐은 물론 국가 관광이미지 훼손도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제주도의회 제주문화관광포럼은 1일 ‘1000만 관광객 시대 제주의 동북아 관광허브전략 보고서’에서 이 같은 우려를 나타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한 여행사가 판매하는 한국(제주 포함) 여행상품의 가격은 6박7일 일정이 4380위안(74만여원)부터로 일본과 싱가포르·말레이시아의 같은 일정 여행상품과 비교했을 때 30% 정도 낮은 가격이다.

또 서울~제주 또는 서울~부산~제주 4박5일 일정의 상품을 중국 현지여행사가 판매하는 가격은 61만~75만원이다. 국내 랜드사들은 이 상품의 경우 중국관광객 1인 1박당 평균 지상비용 2만2000~3만3000원에 받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국내 랜드사들이 출혈경쟁을 하면서 손익분기점 이하 가격에 수주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최소 4만4000원 이상의 지상비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서용건 제주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랜드사들이 최대 50%나 손해를 보면서 장사를 하고 있다는 얘기”라며 “덤핑 수주를 한 여행사들은 옵션관광이나 쇼핑센터 송객 수수료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평균 쇼핑횟수가 늘어나 중국 관광객들의 불만요인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4박5일 여행상품에서 평균 쇼핑횟수가 4~5회 정도이며, 많게는 7회 이상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며 “중국 현지 송객여행사들이 낮은 지상비를 제공하는 국내 현지여행사를 선정하기 때문에 출혈경쟁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쇼핑위주 관광에 대한 종사자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중국관광객 가이드 ㄱ씨는 “중국인들은 원래 쇼핑 위주의 관광을 좋아한다”며 “제주가 타 시·도나 동남아에 비해 쇼핑 위주 관광일정이 많다는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ㄴ씨는 “랜드사들이 지상비 적자를 메우려고 지나치게 쇼핑장소로 데리고 다니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제주문화관광포럼 강경식 대표는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경쟁하는 단계는 지났다”며 “이제는 고급화 전략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중국인 단체관광 공정거래제도를 도입해 덤핑상품을 제재하고, 최저원가제도도 확립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강종란 제주도 주무관은 “특정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중국인 제주 관광을 일방적으로 초저가 덤핑관광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며 “다만 최근 들어 패키지보다 개별관광으로 제주를 찾는 중국인이 늘고 있는 만큼 골프나 올레, 한라산 등반 등 테마 위주의 관광상품을 개발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108만명으로 전년도의 57만명에 비해 90.1%가 늘었다.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64.2%를 중국인이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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