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도서 1만권 비치
무료 영어수업·전시회
개관 1돌 만에 이용 급증
지난달 31일 오후 5시 서울 송파구의 송파어린이도서관 내 강의실. 초등학교 5~6학년생 여섯명이 모여 원어민 영어교사와 영어책 토론수업이 한창이었다. 이 도서관에서 무료로 마련한 수업에 참여한 초등학교 6학년 정지윤양(12)은 “학교에선 보기 힘든 외국 책이 많은 데다 영어공부에도 도움이 돼 일주일에 5번 이상 찾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개관한 송파어린이도서관이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보유하고 있는 장서는 총 4만여권. 특히 구립 도서관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영어책 7100권, 일본어책 1096권, 프랑스어책 391권, 중국어책 705권 등 1만권에 이르는 외국어 도서를 비치하고 있다. 비싼 외국어 서적을 부담없이 보려는 학생들로부터 인기가 대단하다. 책 대여를 비롯해 어린이 시교실, 동화 구연, 영어·일어·불어로 진행되는 외국어책 읽기 수업, 체험수업 등 모든 프로그램이 무료로 제공된다. 주부 정보경씨는 “다른 도서관에 비해 영어책은 물론 영어 CD 등도 잘 갖춰져 있어 편리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가을부터는 크베타 파초브스카(체코), 화리데 칼라트바리(이란) 등 세계적인 그림책 거장들을 초청해 무료 강좌 및 전시회 등을 개최했다. 오는 4일 영국 작가 에밀리 그래빗이 이곳을 찾을 예정이며 7일까지는 일본 그림책 작가전인 ‘이와사키 치히로전’이 열린다.
만12세 이하 어린이만 이용할 수 있는 전용도서관인 이곳은 지하 1층, 지상 3층에 대지면적 700㎡로 아담한 규모지만 유아 전용 그림책방인 ‘아기방’, 마치 놀이터를 연상시키는 아기자기한 시설물들, 밝은 색채의 인테리어 등도 눈길을 끈다.
최진봉 송파어린이도서관장은 “개관한 지 아직 1주년이 안 됐지만 책 대여를 위한 가입자가 총 1만1000여명, 하루 평균 이용객만 1500여명에 이른다”며 “도서관은 사교육 대행기관이 아니라 책을 쉽고 재밌게 읽도록 도와주는 곳으로, 학생들이 이곳에서 책읽기에 대한 즐거움을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