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잔액 51억… 바닥 드러낸 서울시 ‘곳간’

2010.08.01 22:17 입력 2010.08.02 00:14 수정

“연 23조 예산 방만 운용”… 일시차입 1조도 소진

연간 23조원의 예산을 쓰는 서울시의 예금 잔액이 50여억원으로 바닥을 드러냈다. 역대 최소 규모다.

특히 서울시는 예산이 부족해지자 시금고인 우리은행으로부터 1조원을 빌렸으나 이 돈마저 거의 써버린 상태다. 서울시의회와 시민단체들은 “서울시가 조기집행을 이유로 예산을 방만하게 운용한 결과”라며 비판했다.

1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의 6월 말 기준으로 시금고인 우리은행에 남아 있는 공공예금은 51억원이다.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에 맞춰 상반기에 예산을 집중적으로 집행한 탓이다.

서울시의 예금 잔액은 2006년 2조3631억원, 2007년 2조4548억원, 2008년 2조1384억원으로 매년 2조원 이상이 유지됐지만 작년 말에는 9948억원으로 1조원에도 못미쳤다. 서울시는 재정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시금고에서 1조원을 빌려 지금까지 2700억원만 갚았다.

이와 관련, 서울시 재무국 정경숙 지출팀장은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에 따라 조기에 60%를 집행하다 보니 일시적으로 자금부족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며 “오는 8월에 재산세 1조450억원이 들어오면 8월 중순쯤 일시차입한 돈은 모두 갚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작년에 처음으로 일시차입 제도를 활용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의회 관계자는 “일시차입금이라는 것은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 개념”이라면서 “ ‘갚을 수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라 일시차입금을 빌려야 할 만큼 서울시에 돈이 없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009년부터 재무 구조가 악화되고 있는데 행여나 ‘파탄’ 상태까지 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시는 지난해 지방채 1조1200억원을 발행했다. 이 때문에 작년 말 채무액(3조2454억원)은 전년(1조8535억원)에 비해 1조3919억원(75.0%) 증가했다. 2006년 말(1조1462억원)과 비교하면 3년 만에 2조992억원(183.1%)이 불었다. 서울시 본청뿐 아니라 SH공사 등 5개 투자기관의 부채 규모도 크게 늘어 작년말 기준 14조604억원으로 전년보다 3조1633억원(29.0%) 증가했다.

좋은예산센터 최인욱 책임연구원은 “중앙 정부가 만류한 사업까지 하면서 거의 부도 상태로 간 인천시처럼 서울시도 과도한 해외 홍보비, 한강르네상스 같은 대규모 토목 사업 등 방만하게 재정 운용을 한 측면을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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