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고생 10명 중 4명 ‘성 건강’ 고민

2013.08.01 22:38

성병 관련 9.9%… 산부인과 진료·상담은 28.7%에 불과

서울 여고생 10명 중 4명 이상이 질염·성병 등 성 관련 질환으로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지난해 서울 여고생 2043명을 대상으로 ‘성 건강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5.4%(복수응답 가능)가 냉·대하 등 질염, 25.6%는 발육 이상 등의 고민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조사 결과 성병 고민이 있다는 응답도 9.9%에 달했다.

하지만 성 질환이 있다고 답한 여고생들 중 산부인과에서 진료 및 상담을 받은 경우는 28.7%에 불과했다. 나머지 71.3%는 병원을 찾지 않았다고 답했다. 생리통 정도에 대해서는 절반 이상인 52.5%가 약을 이틀 이상 먹거나 일상생활에 장애를 느낄 정도의 생리통을 겪는다고 답했다.

재단은 또 지난해 질병관리본부가 실시한 ‘청소년건강행태’ 온라인 조사를 보면 서울 청소년 1만1373명 중 성 경험이 있다고 답한 청소년은 476명(4.2%)으로 성관계 시작 연령은 평균 13.6세였다고 밝혔다.

성 경험이 있는 남학생 중 48.3%, 여학생 42.1%만이 피임한다고 대답해 원치 않는 임신이나 낙태의 위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서울시 중고생 중 최근 12개월 이내에 성교육을 받았다는 비율은 68.6%에 그쳤으며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이 비율이 감소해 고3의 경우 52%까지 낮아졌다.

재단 관계자는 “조사 결과 여고생 10명 중 1명꼴로 성병 고민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아마도 성에 대한 지식이 없다보니 단순한 질환조차 성병으로 착각하는 게 아닌가 추측된다”며 “게다가 여학생들은 주변의 시선 등이 두려워 성 질환이 있어도 병원에 찾아가는 것을 꺼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재단은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해 지역 사회 산부인과와 청소년들을 연결해주는 아름다‘움(womb)’ 주치의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달부터 병원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학교 측에 전문의사의 지속적인 성 건강 교육을 제공하고 보건교사와 학생 간 상담 및 응급지원 체계도 구축하기로 했다.

저소득층 학생들을 대상으로 치료비 감면이나 자궁경부암 무료 예방접종 혜택을 주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 재단은 지난해 10월부터 지역 사회 산부인과 전문의를 초청해 학생들에게 성 건강 정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이숙진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는 “성 건강 프로젝트를 통해 10대 여학생들이 올바른 성 교육과 정보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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