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겨뤘던 박원순 서울시장과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이 1일 서울시청에서 만났다. 두 사람의 공식 만남은 3년 만이다.
만남은 새누리당 서울시당위원장으로 취임한 나 의원이 박 시장에게 제안하고, 박 시장이 받아들여 성사됐다. 박 시장의 안내로 시장실에 들어선 나 의원은 “서울시청에 오고 싶었는데 안 불러주셔서 언제 불러주시나 했다”면서 “바쁠텐데 흔쾌히 제안을 수락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에 박 시장은 “진작에 좀 모셨어야 했는데 죄송하다”며 “시장실 가이드를 해드리겠다”고 화답했다. 지난주 각각 미국 뉴욕을 방문한 두 사람은 뉴욕 방문 중 회의장에서 인사를 나눴다며 덕담을 주고 받았다.
나 의원은 “서울시가 어떤 일을 할 때 우리 협조를 받을 일이 많을 것 같고 우리도 서울시와 해야할 일이 많다”며 “우리가 중앙정부와 서울시 간에 교두보 역할을 해야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서울지역 당협위원장들과의 정례협의회 운영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박 시장은 “선거 때는 당이 굉장히 중요하지만 선거 끝나고 시정을 하다보면 당 보다는 시민들의 소망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당을 떠나 협력할 일도 많고 우리가 정부에 요청할 일이 많은데 제가 부처나 청와대에도 말씀드리지만 (나 의원이) 훨씬 더 실세시잖아요”라며 협력을 요청했다.
박 시장은 이어진 면담에서 대부분의 복지 사업이 중앙정부 사업에 대해 지방자치단체가 일정 비율을 부담하는 매칭 사업이라 서울시 재정 부담이 크다며 중앙정부 지원이 늘어나도록 협조를 구했다. 나 의원도 서울시에서는 새누리당이 야당이기 때문에 박 시장이 새누리당 지역 현안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 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박 시장과 나 의원이 국정감사가 끝나고 11월 중에 서울시장과 새누리당 서울시당 당협 위원장들 간의 간담회 기회를 갖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