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 건강-우리동네 주치의

2016.09.18 20:35 입력 2016.09.18 23:06 수정

조합원 1800명…의원·치과·운동센터 함께 운영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운동센터 ‘건강다짐’에서 조합원과 주민이 의료사협이 진행하는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살림의료사협 제공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운동센터 ‘건강다짐’에서 조합원과 주민이 의료사협이 진행하는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살림의료사협 제공

서울 은평구 구산동 한 상가건물 2층에 자리한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살림의료사협)은 ‘건강한 삶’을 실천하려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살림의료사협은 ‘동네 주치의’를 자처하는 살림의원과 최근 문을 연 살림치과, 운동센터 등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2012년 의료생협으로 출발할 때 700여명이던 조합원은 1800여명으로 늘었다.

살림치과 개원식을 하루 앞둔 지난달 26일 살림의료사협을 찾았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왼쪽에 살림의원과 살림치과가, 오른쪽에는 운동센터 ‘건강다짐’이 들어왔다. 살림치과 주변에선 조합원들이 개원 준비를 하느라 분주했다. 로비에 놓인 테이블과 회의실에선 조합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회의를 진행 중이었다. 새로 개원한 치과는 조합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출자금으로 만든 ‘풀뿌리 건강조직’을 표방하고 있다. 600여명이 3억5000만원의 출자금을 냈다. 돈벌이가 아닌 주민들의 건강을 먼저 생각하는 ‘마을치과’가 있어야 한다는 열망에서다. 박인필 살림치과 원장도 ‘조합원 출신’이다. 박 원장은 “지난해까지 살림의료사협 교육 프로그램을 맡아오다 올해는 아예 직장을 옮겨 마을치과를 운영하게 됐다”고 말했다.

살림의료사협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조합원의 60% 이상은 은평구 주민이다. 민앵 이사장(53)은 “건강하고자 하는 욕구를 따라가다 보면 혼자보다 함께하는 것이 좋다는 걸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면서 “자격 제한은 없지만 자주 이용하기 위해 일부러 이사를 오는 사람까지 있다”고 말했다. 유여원 살림의료사협 상무(34)는 “정치적 지향이나 연령, 직업이 다른 사람들도 ‘건강’이라는 주제에 공감하면서 자연스럽게 조합원 자격으로 모이고 있다”고 말했다.

조합원들은 산행, 크로스핏 같은 운동도 같이하고 텃밭 가꾸기, 반찬 만들기 등 다양한 소모임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육아 소모임도 있다. 아기를 돌보느라 운동할 시간이 없던 엄마들끼리 교대로 아이를 돌봐주기 때문에 교육·운동·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살림의료사협에서 만난 사람들은 각자의 동네에서 또 만난다. 살림의료사협의 운영조직인 ‘건강마을위원회’는 동별 모임을 지난해 4개 만들었고 올해 추가로 2개를 구성했다. 앞으로 신사·불광·진관동까지 모임을 확장할 계획이다. ‘함께건강위원회’는 올해 다이어트 모임도 성공적으로 운영했다. 50여명의 조합원이 서로 격려하며 100일간 매일 5㎞씩 걸었다.

살림의료사협은 지역사회 소외계층의 건강을 위해 쓰는 예산 비중을 점점 높이고 있다. 차상위계층엔 비보험 예방주사나 초음파검사 등을 제공하고, 의사·간호사 조합원이 왕진을 나가기도 한다.

노년층의 건강도 살림의료사협의 주요 관심사다. 운동센터 건강다짐에서는 ‘흰머리 휘날리며’라는 운동 프로그램이 무료로 열린다. 할머니들은 이곳에서 젊은이들도 힘들다는 ‘스쿼트’까지 한다. 처음에는 외부 지원으로 시작했다가 프로그램이 지역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자 조합이 나서 3년째 프로그램 운영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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