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숲’과 ‘나무숲’의 공존?···서울 사대문 안 높이제한 풀어 ‘녹지생태도심’ 만든다

2022.04.21 14:00 입력 2022.04.21 17:10 수정

서울시가 사대문 안 낙후된 도심을 고밀도 복합 개발을 통해 정비하고 개발에 따른 공공기여를 이용해 녹지 공간을 대폭 확보하기로 했다. 관련 전략 완료됐을 때 퇴계로 인근 모습 상상도. |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사대문 안 낙후된 도심을 고밀도 복합 개발을 통해 정비하고 개발에 따른 공공기여를 이용해 녹지 공간을 대폭 확보하기로 했다. 관련 전략 완료됐을 때 퇴계로 인근 모습 상상도. |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사대문 안 건축물의 높이 제한과 용적률 규제를 풀어 낙후된 도심을 고밀도로 복합 개발한다. 재개발 과정에서 공공기여를 받아 공원과 녹지를 대폭 확충해 고층 빌딩숲과 나무숲이 공존하고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1일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내 세운홀에서 이 같은 내용의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을 발표하고 서울 원도심의 고밀·복합 개발과 녹지 공간 확보 방안을 밝혔다. 북악산에서 종묘와 남산을 거쳐 한강으로 이어지는 도심의 녹지축을 만드는 것이 이번 전략이 목표다.

종묘에서 퇴계로까지 이어지는 44만㎡ 구역이 이번 전략에 따른 첫 재정비 대상이다. 이후 동서 방향으로 종로 1~8가, 남북 방향으로 율곡로에서 퇴계로에 녹지축을 만들어 도심의 생태공간을 잇는다.

이를 위해 종묘와 퇴계로, 동대문 DDP 일대 등 재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곳은 규제를 풀어 고밀도로 복합 개발한다. 시는 서울도심 기본계획에 따라 90m로 제한된 건축물 높이 제한을 풀고, 공공기여와 연계해서 최고 높이 기준을 올려줄 방침이다. 녹지 등으로 시민들에게 개방하는 공간을 더 제공하면 도심부 일반상업지역의 경우 600% 이하로 제한된 용적률(도심부 외 800%) 완화도 검토한다.

이같은 개발로 업무와 상업시설과 함께 주거 공간도 형성돼 서울의 원도심에서 직주근접이 가능해진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서울시의 도심 녹지공간 확보 전략. | 서울시 제공

서울시의 도심 녹지공간 확보 전략. | 서울시 제공

광화문과 시청 인근은 공공기관과 대기업, 금융 등의 기능이 집중돼 있지만 이번 사업 대상지인 퇴계로, 동대문역 주변은 제조업 중심의 산업 기반으로 환경이 열악해 같은 도심권 내에서도 불균형이 심화된 상황이다. 30년 이상 노후 건축물이 94%, 화재에 취약한 목조 건물이 절반 이상이고, 차량 접근이 되지 않는 맹지가 36%로 낙후됐다.

특히 이 지역은 정비구역이 잘게 쪼개져 있다. 시에 따르면 재정비촉진지구의 171개 정비구역 중 사업이 추진되지 못한 곳이 147개인데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른 일몰 기한이 다가오면서 대부분 해제를 앞두고 있다. 이번 녹지생태도심 전략의 일환으로 20개 내외 정비구역으로 재조정하고, 서로 통합해서 규모를 키우는 방안을 허용해 개발 동력을 만든다.

구역 안에는 각 블록별로 최소 1개 이상의 공원이 만들고 공원들은 보행로로 잇는다. 건물마다 조성하는 공개공간 역시 공원과 맞닿는 위치에 둬 서로 연결되게 한다. 도로는 필수 부분만 남기고 차량 진출입로는 최소로 줄여 지상의 나머지 공간은 녹지로 만든다. 건물 저층부에 공유 공간을 만들 수 있도록 건폐율을 축소하면 높이를 더 올릴 수 있게 규제를 완화하는 방법도 추진한다.

서울시는 녹지생태도심 조성 계획에 따라 종묘와 퇴계로 일대 낙후된 지역에서 통합 재개발을 진행할 경우 규제 완화 등을 통해 녹지를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녹지생태도심 조성 계획에 따라 종묘와 퇴계로 일대 낙후된 지역에서 통합 재개발을 진행할 경우 규제 완화 등을 통해 녹지를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 서울시 제공

시는 우선 종묘~퇴계로 일대가 정비돼 녹지가 확보되면 마포구 홍대역 인근 연트럴파크(3만4200㎡)의 4배 수준인 약 14만㎡의 도심 공간을 공원과 녹지로 만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울 사대문 안은 이미 고밀 개발한 지역도 녹지 공간이 적다. 무교동과 다동은 1976년부터 재개발이 추진되면서 구역 내 여러 공원을 조성 중이지만 완료된 곳은 당초 계획된 3936㎡ 규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시는 이미 개발과 정비가 끝난 광화문과 시청 일대는 공개공지의 구조를 바꾸고 벽면녹화 등을 통해 녹지 공간을 확보할 계획이다.

한옥이 밀집된 지역과 인사동·명동과 같은 특화 구역은 거리에 녹지 조성하거나 거점형으로 녹지쉼터 조성한다.

사대문 안이 계획대로 녹지생태도심이 되면 현재 3.7% 수준인 서울의 도심 녹지율이 15% 이상으로 늘어난다. 시는 올 하반기까지 의견 수렴을 거쳐 서울도심 기본계획과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 기본계획을 재정비한 뒤 2023년 하반기부터 구역별 정비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녹지생태도심이라는 새로운 전략으로 보존과 규제에 정체된 서울의 원도심을 휴식과 여유, 활력이 넘치는 곳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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