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범 강호순 ‘묵묵부답’ 일관

2009.02.01 11:15

"지금 심경은 어떤가요. 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나요" "...."

1일 오전 8시50분께 부녀자 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가 차려진 안산시 단원구 사동 안산상록경찰서 현관 앞.

무려 7명의 무고한 목숨을 앗아간 연쇄살인범 강호순(38)은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검은색 점퍼에 모자를 뒤집어쓰고 얼굴은 마스크로 가려 표정을 볼 수는 없었지만 그의 답변 태도는 후회하거나 참회하는 기색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오히려 자신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가 부담스러운 듯 고개를 깊숙이 숙인 채 극도로 말을 아꼈다.

기자회견 모습을 보기 위해 경찰서를 찾은 일부 시민은 포승줄에 묶여 있는 그의 평범한 체구를 보면서 "어떻게 이런 끔찍한 사건을 저질렀을까"라며 의아해 하기도 했다.

강은 이날 심경의 변화나 추가 범행, 범행 방법, 아들이나 유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 등 수십 건의 질문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한 기자가 "어제 당신의 얼굴이 언론을 통해 전국에 공개됐는데 기분이 어떠냐"고 묻자 말없이 고개를 더욱 깊이 묻었다.

'피해자들을 흉기로 협박해서 태웠느냐'는 질문에는 매우 낮은 목소리로 "아닙니다"라고 부인했고 '그들이 순순히 탔느냐'"는 물음에는 간단히 "예"라고 답했다.

그러나 교통사고나 화재사고 등 여러 건의 사고로 6억8천만원대의 보험금을 받은 것과 관련, "'친구들에게 보험 한 방이면 된다'고 했다는데 사실이냐"라고 묻자 고개를 들며 "안했습니다"라고 강하게 부정했다.

앞서 "예" "아니오"라는 단답형 답변만 하다 갑자기 몸을 들어가며 부인하는 그의 모습에서 '이것만큼은 방어해야 한다'는 결연한 의지가 엿보였다.

그는 이어 마지막 범행 때 은행에서 돈을 인출한 이유에 대한 질문에 "형사님(그의 옆에 있던 수사관)에게 물어보라"며 쏟아지는 질문에 거부감을 나타냈다.

강호순은 기자들과 약 10분에 걸친 일문일답을 마치고 자신이 저지른 업보를 되짚어보기 위해 경찰에 이끌려 현장으로 떠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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