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마천루’들 안전 문제없나

2010.10.01 17:42

부산 해운대구 우동 마린시티의 초고층 주거지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하면서 이 지역 '마천루'들의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일 불이 난 곳은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해운대 동백섬 앞 마린시티내 우신골드스위트. 토지 대장에는 주용도가 업무시설(오피스텔)로 돼 있지만, 실상은 202가구 중 148가구 412명이 입주해 있는 지상 38층짜리 고급 주거지다.

고층 건물은 통상 건물 중량을 줄이고 유효 면적을 늘리려고 고강도 콘크리트 구조나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건축한다.

화재가 난 건물은 지상구간을 철근콘크리트 구조를 택해 건물 중량을 줄였으며, 외벽 미관을 위해 '알루미늄패널'을 붙였다.

대신 건물 내부 단열을 위해 유리섬유를 패널 안쪽에 붙이고 인화성 물질을 접착제로 사용했다.

건물이 가벼워 지진에 강하고 외관도 좋지만, 화재에는 매우 취약한 구조였다.

이 건물은 고층 빌딩 신축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이전에 지어진 것으로 피난층 설치(2009년 7월) 등의 엄격화된 건축법 규정을 적용받지 않은 상태에서 지어져 애초부터 위험에 노출된 상태였다.

또 업무용 시설이 주거용으로 사용되면서 화재시 대피할 수 있는 발코니 등의 안전시설도 전혀 갖춰지지 않다.

38층이나 되는 고층 건물이다 보니 고가사다리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화재 때 진화가 쉽지 않은 구조도 화재 확산에 한 몫 했다.

이날 무인용수탑차, 고가사다리차, 굴절사다리차 등 부산소방본부가 보유하는 고층건물 화재 대비용 소방장비가 총출동했지만, 불길을 잡는 데는 5시간 이상 걸렸다.

헬기도 3대나 동원됐는데 건물 안쪽의 불길은 잡지 못했다. 소방관들이 소화장비를 들고 계단을 오르내리며 수작업으로 화재를 진압해야 했다.

비상계단이 유일한 화재 대피구인데다 화재 진압조차 쉽지 않은 상황에서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말 그대로 '천운'이나 다름없다.

문제는 이 지역을 포함해 해운대 일대에 비슷한 사정의 고층 건물이 즐비하다는 것이다.

문제가 된 마린시티 안에도 3~4곳의 고층 업무용 건물이 주거용으로 활용되고 있고 해운대해수욕장 바닷가에도 콘도미니엄을 위장한 주거시설이 있다.

최근에는 인근에 최고 80층짜리 건물이 계속 들어서고 있고 100층 이상의 건축 계획도 잇달아 발표되고 있어 고층 건물과 편법 주거시설의 안전규정에 관한 점검이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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