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열씨 “지갑에 늘 수천만원씩…수시로 뇌물”

2003.09.01 18:18

‘굿모닝시티 분양비리’와 관련, 3백억원대의 횡령 및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 회사 대표 윤창열씨(49)가 평소 자신의 지갑에 수표로 수천만원씩 넣고 다니며 정·관계 인사에게 뇌물을 줄 필요가 있을 때 수시로 사용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윤씨가 1일 서울지법 형사합의21부(황찬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2차 공판에서 자신의 도피를 도와준 혐의로 구속된 서울지검 전 담당계장 전모씨(36)에게 돈을 전달하는 과정을 진술한 것을 보면 윤씨가 분양대금을 얼마나 ‘쌈짓돈’처럼 썼는지가 극명히 드러난다.

윤씨는 공판에서 “보통 지갑에 1천만원 짜리 수표 1∼2장은 물론 ‘잔돈’으로 1백만원 짜리 수표 5장 정도를 넣고 다녔다”며 “지난 3월 모호텔 커피숍에서 만난 전씨에게 이 수표 중 일부를 꺼내줬다”고 밝혔다.

특히 윤씨는 당초 검찰 조사 과정에서는 당시 전씨에게 5백만원을 전달했다고 진술했지만 이날 공판에서는 “5백만원을 준비한 것은 맞지만 실제 준 것은 2백만원 정도인 것 같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전씨가 받은 금품이 총 1천2백만원으로 특정범죄가중처벌법(1천만원 이상)에 해당되기 때문에 이를 회피하기 위해 3백만원을 깎으려 하는 것이 아니냐”고 추궁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씨는 이날 공판에서 혐의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한편 윤씨는 검찰이 자신에 대한 검거를 시도했던 지난 6월19일 직전인 같은달 17∼18일 전씨가 아닌 누군가로부터 도피요령에 대해 들은 뒤 도주했다고 진술해 전씨 외에도 윤씨의 도피를 도와준 검·경 핵심 관계자가 더 있음을 시사했다.

〈김준기기자 jk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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