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평씨 의혹 부인… 검찰 “수사분량 꽤 된다” 자신

2008.12.01 18:17
조현철기자

수사 13일만에 비공개 소환… 로비대가 돈 받았는지 조사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66)가 1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검찰이 지난달 19일 세종캐피탈 김형진 회장(50)을 체포하면서 본격 수사에 착수한 지 13일 만이다. 세종 의혹의 ‘몸통’으로 불리는 노씨 소환에 이르기까지 검찰 수사가 초스피드로 진행되고 있어 충분히 사전준비돼 있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검 중수부 최재경 수사기획관은 “노씨는 피의자 신분이며 수사분량도 꽤 된다”고 밝혀 혐의가 구체화돼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노씨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수뇌부도 긴장 노건평씨가 소환된 1일 낮 임채진 검찰총장(왼쪽에서 두번째)과 권재진 대검 차장(맨 오른쪽), 박용석 대검 중수부장(맨 왼쪽) 등 검찰 수뇌부가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대검 구내식당으로 가고 있다. <김정근기자>

검찰수뇌부도 긴장 노건평씨가 소환된 1일 낮 임채진 검찰총장(왼쪽에서 두번째)과 권재진 대검 차장(맨 오른쪽), 박용석 대검 중수부장(맨 왼쪽) 등 검찰 수뇌부가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대검 구내식당으로 가고 있다. <김정근기자>

◇ 검찰, 노씨 비공개 소환 = 노씨가 이날 새벽 조카사위인 정재성 변호사와 함께 경남 김해를 출발, 상경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서울 서초동 대검 청사 주변은 초긴장 상태로 들어갔다. 하지만 검찰은 여전히 “노씨 출석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연막’을 쳤다. 수십명의 취재 기자들은 대검 정문과 현관, 지하주차장 등 주요 길목을 지키며 노씨 출두에 대비했다.

그러나 노씨는 취재진을 따돌리고 오전 10시40분쯤 대검 청사에 들어왔고 검찰은 11시쯤 노씨의 출두를 공식 발표했다. 검찰은 지난달 새로 개관해 취재진의 눈이 닿지 않았던 대검 별관을 통해 노씨를 데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노씨는 조사에 앞서 박용석 중수부장과 ‘티타임’을 가졌다. 검찰은 “(전 대통령의 형에 대한) 적정한 수준의 예우를 했다”고 설명했다. 노씨에 대한 조사는 11층 특별조사실에서 진행됐으며 수사는 주임검사인 박경호 중수1과장이 직접 맡고, 오택림 검사가 배석했다. 11층에는 10여개의 조사실이 있는데 노씨는 지난 4월 개조한 가장 큰 방(36.3㎡)에서 조사를 받았다. 노씨는 새 특별조사실에서 받은 첫 피의자가 됐다. 조사 과정은 모두 영상녹화됐다.

검찰 조사는 검사가 질문을 하고 노씨가 답변을 하는 통상적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는 정 변호사 입회하에 진행됐다. 검찰은 노씨가 “분명하고 확고하게 진술하고 있다”고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점심은 인근식당에서 배달한 김치찌개로 해결했으며 식사는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평씨 의혹 부인… 검찰 “수사분량 꽤 된다” 자신

◇ 검찰, 혐의 입증 가능할까 = 검찰 수사의 초점은 노씨가 로비 대가로 경제적 이득을 챙겼는지에 맞춰져 있다. 검찰은 노씨 소환을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 수사팀 전원이 휴일에도 출근해 그동안 축적한 수사 자료를 점검하고 신문 내용에 대한 최종 점검을 마쳤다. 노씨가 소환된 이날 오전에도 대검 수뇌부 이하 모든 검사들이 참석한 월례 확대간부회의에서 노씨 조사 방법을 논의하는 등 신경을 곤두세웠다.

이날 검찰 신문의 핵심은 정화삼씨 형제가 받은 30억원의 사용처에 노씨가 포함돼 있는가 여부다. 검찰은 정씨 형제와 정화삼씨 사위 이모씨(33), 홍기옥 세종캐피탈 대표(59) 등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노씨가 30억원에 대한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는 여러 정황과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다만 노씨를 꼼짝 못하게 할 물증이 다소 약하다는 점이 검찰의 고민이다. 30억원 가운데 10억여원은 김해의 성인오락실에 들어갔고, 오락실을 거쳐 세탁된 ‘검은 돈’이 노씨에게 전달되는 구조까지는 파악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 노씨의 요구가 있었다거나 노씨 소유의 지분을 입증할 수 있는 명확한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노씨도 “오락실 건물은 내 것이 아니고 로비 대가로 10원 한푼 받은 것이 없다”고 강력하게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검찰은 대질신문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정화삼씨의 사위 이씨가 잠적한 상태여서 수사 차질이 예상되기도 한다. 이씨는 30억원을 관리한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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