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수사, 용두사미 우려… ‘몸통’ 유병언 사망에 차남·핵심 측근은 행방 묘연

2014.07.29 22:08 입력 2014.07.29 22:58 수정

자수한 운전기사 양회정씨 “유 전 회장 변사체 의문점”

세월호 선사 청해진해운 실소유주 비리 수사가 ‘용두사미’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몸통’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은 사망했고, 차남 혁기씨(42) 등 핵심 측근들은 모두 해외로 도피한 채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대신 경영과 관련이 적은 유 전 회장 장남 대균씨(44)와 관계사 대표, 도피 조력자들만 단죄를 받게 됐다.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수사가 유 전 회장 기업 비리에 대한 수사로 변질된 데다 이마저도 3개월이 넘도록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벽에 부딪힌 형국이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검사)은 29일 “유 전 회장의 운전기사인 양회정씨(55)가 경기 안성의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총본산인 금수원에서 자수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유 전 회장의 마지막 행적을 알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하지만 양씨는 검찰에서 “유 전 회장이 사망했다는 보도에 충격을 받았고, 사흘 전부터 자수 여부를 고민하다 자수한 아내가 어제 석방된 것을 보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양씨는 또 “유 전 회장 사망 이틀 전인 5월23일 전남 순천의 ‘숲속의 추억’ 별장에서 본 것이 마지막이었다”고 진술했다. 양씨가 유 전 회장의 마지막 행적과 사망 경위를 모른다고 밝힘에 따라 유 전 회장 사인은 미궁에 빠질 가능성도 높다. 검찰은 이날 도피 총괄책인 ‘김엄마’ 김명숙씨(59)를 재소환해 이틀째 조사했다.

세월호 수사, 용두사미 우려… ‘몸통’ 유병언 사망에 차남·핵심 측근은 행방 묘연

마지막 도피 조력자인 양씨가 붙잡혔지만 유 전 회장의 차남과 핵심 측근들은 행방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유 전 회장은 사망하고, 후계자인 차남 혁기씨는 도피 중이다. 핵심 측근인 김필배 전 문진미디어 대표(76)와 김혜경 한국제약 대표(52)도 해외에 체류하고 있다.

검찰은 수사에 착수할 당시 “세월호 참사는 부조리 사슬 안에서 예정됐던 참사”라며 “부조리와 부패를 척결하고 사업장에서 대형사고 발생 시 사업주가 실질적으로 책임을 지도록 하는 관행을 정착시키겠다”며 강력한 처벌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처음부터 검찰 안팎에서도 유 전 회장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세월호 참사 책임을 묻기보다는 정부의 구조 무능에 대한 비판의 화살을 돌리기 위해 유 전 회장을 제물로 삼은 수사였고, 그마저 성과 없이 끝날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양씨도 유 전 회장이 변사체로 발견된 것에 의문을 제기했다. 양씨는 자수 하루 전인 28일 ‘시사인’과의 인터뷰에서 “(회장님은) 내가 뵈었을 때는 아이보리 계통 상·하의를 입었다. (변사체처럼)청색이나 어두운 색은 입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소주병과 비닐봉지가 발견된 것도 이상하다. 겨울 점퍼를 입고 있으면 방수가 되는데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는 게 납득이 안 간다”고 말했다. 양씨는 “회장님은 평소에 자살할 힘이 있으면 그 힘 가지고 살라고 이야기하셨다. 자살할 성격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