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대입안 이것이 궁금하다]5. 독서활동 평가

2004.09.01 18:08

새 대입제도 개선안은 2007년 고교 신입생부터 독서활동을 평가해 학생부에 기록, 대입 전형자료로 활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도입 목적은 지식정보화 사회에 필요한 폭넓은 독서문화를 유도하고, 대입전형자료로서 학생부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제시되지 않고 있다.

독서활동 기록이 실제로 대입에 반영되는 것은 현재 중1 학생이 대학에 진학하는 2010학년도부터다. 이 때문에 많은 학부모들은 독서활동 평가가 무엇인지, 어느 정도 대입에 반영될지 궁금해 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독서활동평가의 운영방향은 우선 고교별로 교과별 필독·권장도서를 선정, 수업에 활용한 뒤 교과담당 또는 담임교사가 평가해 학생부에 기록하게 된다. 대학은 고교로부터 이 자료를 받아 어느 정도로 대입전형에 반영할지 자율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그렇다면 필독·권장도서는 어떻게 선정하며, 분량은 어느 정도로 할 것이며, 독서 결과는 누가 어느 수준까지 확인하고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 또 평가의 신뢰도는 어떻게 확보하며 기록의 상세화에 따르는 교사의 업무부담 가중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교육부도 이를 시행에 앞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인정하고 있다. 우선 내년부터 2년동안 독서 결과를 어느 수준까지 확인하고 어떤 방식으로 기재할 것인지 등 독서매뉴얼을 개발해 상세히 기록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연구학교 운영과 교사 연수 등을 통해 다른 문제점을 보완하는 동시에 교원 잡무 감축, 교원법정정원 확보 등 교육여건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학교정책과 김영윤 과장은 “학생의 진로적성개발을 위해 꼭 필요한 조치”라면서 “남은 기간 동안 학생부담을 줄이고 진로개발에도 도움이 되도록 교육여건을 개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학부모나 교사들은 “취지는 이해하지만 현실을 무시한 방안”이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교육여건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또하나의 실패’로 기록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인 것이다. 서울 동덕여고 권상룡 교사는 “토론식 수업이 잘 이뤄지지 않는 분위기인 데다 교사 한 사람이 수백명을 무슨 수로 관찰하고 평가할 수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어린이도서연구회 변지애 사무총장도 “현 교육제도나 사회 분위기를 감안하면 또다른 과외를 낳을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과거에 한 학교가 필독도서를 정하자, 학원들이 발빠르게 요약집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뿌렸으며 학생들은 책은 읽지 않고 요약집만 보는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 잠실고 이원희 교사는 “독서활동에 대한 철저한 평가와 기록이 없다면 독서 자체가 ‘희화화’될 뿐 아니라 봉사활동처럼 평가척도로는 좋지만 대입전형자료로 제대로 취급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찬제기자 helpcho65@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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