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두 달… 주목받는 ‘곽노현의 실험’

2010.09.01 00:42

‘교육 토양 바꾸기’ 뚝심 행보

1일로 취임 두 달을 맞은 곽노현 교육감은 제18대 서울시교육감이다. 2개월 만에 그는 역대 교육감들이 만들어낸 뉴스보다 더 많은 뉴스를 생산했다. 그가 던지는 화두, 행하는 실험 하나하나가 교육계의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다.

취임 두 달… 주목받는 ‘곽노현의 실험’

곽 교육감은 31일 중견언론인모임 관훈클럽이 주최하는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 토론회에 서울시교육감이 초청된 것은 처음이다. 그는 이날 “지금은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한 본격적이고 근본적인 변화를 도모해야 할 시점”이라며 정부가 발표한 수능시험 개편안에 대해 거듭 우려를 표했다. 앞서 그는 지난 27일 교육과학기술부의 수능 개편안에 대해 “국·영·수 몰입 심화로 대학의 특성화를 방해한다”며 반대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곽 교육감은 또 대학 서열화를 비판하며 “명문대학들이 입시전형을 통해 우수학생을 싹쓸이하려는 욕심이 크다”면서 “시·도교육감협의회를 통해 대학교육협의회와 해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시선이 한국 교육의 ‘블랙홀’인 대학입시제도 개편에 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두 달 동안 곽 교육감은 다양한 교육개혁 실험을 이끌었다. 그는 소규모·자율적 교육과정으로 운영되는 혁신학교를 내년 서울에 40여곳 열기로 했고, 학생들을 교육정책 수립에 참여시키며, 주민 의사를 교육사업 예산 편성에 반영하기로 했다. 필요악으로 여겨 온 체벌에 대해선 전면 금지 원칙을 밝혔다.

30일에는 장학관을 거치지 않은 일선 학교 교장을 지역 교육장으로 발탁하고, 교육청 핵심 요직에 여성을 기용했다. 서울 교육, 나아가 한국 교육의 기본 토양을 바꾸려는 속내가 비친다.

논란이 뒤따르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과 정면충돌하는 그에 대해 보수진영은 “좌파 교육감” “포퓰리스트”로 몰아붙인다. 교육현장 일각에서도 “개혁 요구에 피로감을 느낀다”(개포중 교사), “말은 맞지만 현실성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다”(학부모 조승숙씨), “취임 이후 실질적 개혁보다 찬반 논쟁 등 논란이 많았던 것 아닌가”(사교육업체 평가이사) 등의 반응이 나온다.

그러나 곽 교육감은 “법 테두리 안에서 천천히 개혁한다”는 입장이다. 자율고 지정을 취소한 일부 진보 교육감들과 선을 그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무상급식’이라는 화두로 한국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은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처럼 곽 교육감도 안착할 것인가. 왼쪽(진보)에서 보든, 오른쪽(보수)에서 보든 그의 행보는 주목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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