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운영학교 교직원 92.7% “이대로는 안 돼”

2021.07.22 14:25 입력 2021.07.22 15:32 수정
이하늬 기자

담당 과목 너무 많아 교사 부담

입시 과목들 위주로 학생 몰려

자기주도적 학습 취지 못 살려

71% “대입제도 개편 우선” 요구

2025년부터 전면 도입되는 고교학점제를 미리 시행하고 있는 연구·선도학교 교사들의 92.7%가 고교학점제에 대한 재검토 및 개선이 필요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들이 담당하는 과목이 너무 많고, 학생들이 입시에 유리한 과목으로 몰려 제도 취지를 살리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장지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사무총장이 2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교학점제 재검토를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하늬 기자

장지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사무총장이 2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교학점제 재검토를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하늬 기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22일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 의견조사 결과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는 전국 939개 학교 담당자 중 548명이 응답했다. 이에 따르면 재검토 및 문제점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응답이 65.8%, 반대한다는 응답이 26.9%으로 응답자 중 92.7%가 현재 시험 시행되는 고교학점제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찬성의견은 7.3%에 그쳤다.

우선 한 교사가 여러 과목을 담당하거나 수업에 따라 학생 수가 너무 많은 경우들이 있었다. 교사가 3과목 이상을 담당한다는 응답은 91.3%에 달했고 4과목 이상은 27.7%, 5과목 이상은 3.8%로 나타났다. 이 경우 수업 준비 시간이 충분히 확보되기 어렵다.

또 89% 이상의 학교에서 학생 수가 25명이 넘는 수업이 있었고, 한 수업에 31명 이상인 경우는 59.2%, 41명 이상인 경우도 6.2%였다. 전교조는 “학생 수가 많으면 학생 주도적인 수업이 어려우며 일방적인 강의식 수업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요구사항으로는 대입제도 개편이 우선 제시돼야 한다는 응답이 71.3%에 달했다. 전희영 전교조 위원장은 “혹독한 입시경쟁 속에서 대안 없이 고교학점제가 도입된다면 과목선택권은 주어질 수 없고 결국 이 정책은 실패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입시에 유리한 과목으로 몰린다는 것이다.

연구·선도학교에서 근무하는 문병모 교사는 “학생들이 진로를 결정하고 그에 맞는 과목을 듣는 게 고교학점제의 취지인데, 자신의 적성이나 흥미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기초과목을 모두 들을 수 있게 해야한다”며 “학생들이 전인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인문, 사회, 이공 계열을 골고루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전교조는 “현재 밀어붙이기식으로 확대하고 있는 고교학점제는 문제가 많으며 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지 않고는 고교학점제의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번 의견조사로 나타났다”며 재검토 및 교원단체와 협의체를 구성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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