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수학 선택과목 표준점수 최고점 11점차···통합수능 도입 후 최대

2023.12.08 15:55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표 배부일인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성적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표 배부일인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성적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국어와 수학영역의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 격차가 통합수능 도입 후 3년 만에 가장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학에서는 똑같이 만점을 받았더라도 미적분을 선택한 수험생이 확률과통계를 선택한 수험생보다 11점이나 높은 표준점수를 받게 됐다.

8일 입시업계에 따르면 2024학년도 수능 수학에서 미적분을 선택한 수험생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48점으로 확률과통계 표준점수 최고점(137)보다 11점 높아 통합수능 도입 후 가장 크게 벌어졌다. 수능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국어와 수학 선택과목에 따른 표준점수 최고점을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지만, 입시학원들은 매년 만점자 성적표를 보고 선택과목 최고점을 추정한다.

이 차이는 2022학년도 수능에서는 3점, 2023학년도 수능에서는 4점이었는데 올해 역대 최대로 벌어졌다. 국어에서는 언어와매체 선택 학생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화법과작문보다 4점 높아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격차가 났다. 평가원은 매년 수능마다 “선택과목별 유불리를 없애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지만 격차를 오히려 키운 셈이다.

이는 올해 수능에서 미적분이 매우 어렵게 출제된데다, 갈수록 미적분에 상위권 학생들이 몰리며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2022학년도 통합수능 도입 후 공통+선택과목 체제로 치러지는 국어, 수학은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통과목 점수를 활용한 복잡한 계산식을 통해 선택과목 점수를 보정한다. 특정 선택과목을 택한 학생들의 공통과목 점수 평균이 높으면 실력이 좋은 학생들이 더 몰린 것으로 간주해 해당 선택과목의 보정 후 점수도 높아진다.

통합수능 도입 후 미적분이 표준점수를 따기 유리하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수학에 강한 이과생뿐 아니라 문과 상위권 학생까지 미적분을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올해 수능에서 미적분 응시 비율은 51.0%로 통합수능 첫해인 2022학년도(39.7%)보다 11.3%포인트나 늘었다. 상위권 학생들이 미적분에 몰리며 공통과목 점수 평균이 올라갔고 선택과목 점수 보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과생이 주로 선택하는 미적분·언어와매체의 표준점수가 문과생이 선호하는 확률과통계·화법과작문보다 훨씬 높아지면서 이과 수험생이 높은 표준점수를 바탕으로 인문사회계열에 교차지원하는 이른바 ‘문과 침공’ 현상도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서울대 정시에서 인문계 학과 합격생 중 이과생의 비율은 2022학년도 44.3%, 2023학년도 51.6%이었다. 수학에서 미적분을 선택한 이과생들이 표준점수에서 훨씬 유리해졌기 때문에 올해 문과 침공은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이 수학보다 2점 높아지며 국어가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지만, 국어에서도 이과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언어와매체 표준점수가 높게 나타나 이과생이 유리한 구도가 될 수 있다. 올해 언어와매체 선택 학생 중 62.6%가 과탐을 선택한 이과생이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학뿐 아니라 국어에서도 이과생이 수능점수에서 매우 유리한 구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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