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학살 그만, 백신 주사 맞혀라” ‘우생순’ 감독 혹한 속 시위

2011.01.01 00:03

“살처분은 명백한 동물학대”

핸드볼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임순례 감독(50)이 새해를 하루 앞둔 지난 31일 정부과천청사로 달려갔다. 임 감독은 영하 10도 안팎의 강추위 속에서도 2시간 동안 청사 정문 앞에서 피켓을 든 채 꼿꼿이 서 있었다.

정부과천청사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는 임순례 감독. | 카라 제공

정부과천청사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는 임순례 감독. | 카라 제공

세밑 한파에도 그가 시위에 나선 것은 구제역 파동에 휩쓸려 죄없이 죽어가는 동물들 때문이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KARA)’의 대표를 맡고 있는 임 감독은 “확진 없는 예방적 살처분에 반대한다. 돼지를 생매장해 살처분하는 것은 명백한 동물학대”라고 주장했다.

임 감독을 비롯한 동물보호론자들은 가축류를 과도하게 살처분하는 대신 백신을 접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는 5개 지역의 소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백신 접종이 실시되고 있지만, 사육 두수가 월등히 많은 돼지 등 다른 가축들에게도 백신을 맞혀야 한다는 것이다.

동물보호단체들은 ‘백신 접종을 하면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잃게 된다’는 정부 주장에 대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말한다. 백신 접종의 경우 6개월 후에는 청정국 지위를 회복할 수 있는데 접종을 하지 않았을 때와 고작 3개월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임 감독은 이날 “정부의 농축산 정책은 ‘동물도 생명’이라는 사실을 잊고 있다”며 시위에 참여했다. 최근 영화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을 만든 그는 “영화를 찍으면서 수원에 사는 ‘먹보’라는 소와 많은 교감을 했다”면서 “병들지도 않은 이 소가 아무런 예방조치도 받지 못한 채 죽게 될까 걱정스러워 매일 구제역 확산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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