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생리대 조사 결과 발표

생리대 회사 “안전성 입증” 생산 재개…시민단체 “여성 고통 외면” 반발

2017.09.28 21:54 입력 2017.09.28 22:01 수정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8일 시판 중인 생리대와 팬티라이너 제품 1차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위해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실제로 생리대를 쓴 소비자들에게서 왜 생리불순 등이 나타났는지, 이런 부작용이 생리대의 어떤 성분과 관련이 있는지 등은 밝히지 못했다. 이번 조사는 생리대의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10종 검출량에 국한된 것이었기 때문이다. 생리대 제조회사는 이번 발표를 면죄부처럼 여기는 분위기이지만 여성·환경단체들은 반발했다.

안전성 논란의 발단이 된 릴리안 생리대 제품을 만드는 깨끗한나라는 “식약처 실험으로 당사 제품의 안전성이 충분히 입증됐다”면서 “한 시민단체와 대학교수가 필요 이상의 자극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해 소비자들의 불안과 혼란을 야기시킨 데 대해 다시 한번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이번 파동으로 경영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소비자분들의 불안과 혼란을 해소하기 위해 기업이 감당해야 할 책임 있는 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소비자의 안전과 건강을 위한 기업의 사회적 의무를 기꺼이 감당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깨끗한나라는 식약처 발표에 따라 그동안 중단했던 생리대의 판매와 생산을 재개할 예정이다. 깨끗한나라를 비롯해 엘지유니참, 웰크론헬스케어, 유한킴벌리, 한국피앤지 등 생리대·기저귀 제조업체 5개사는 “유해 논란이 유감”이라면서 “안전성을 더욱 높이겠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반면 지난 3월 강원대 김만구 교수에게 의뢰한 생리대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 방출 실험 결과를 공개하고 안전성 논란을 제기한 여성환경연대는 이번 식약처 발표가 “모든 유해성분을 조사하지 않은 성급한 결과”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단체의 이안소영 사무처장은 “생리대 성분을 전수조사하지 않고 VOCs 10종만 조사한 상태에서 ‘위해 우려가 없다’고 밝힌 것은 성급하다”며 “전 성분을 조사하지도 않고 안전하다고 한 것은 여성의 고통 가능성을 외면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집단소송을 준비 중인 이 단체의 인터넷 카페에는 식약처의 발표를 신뢰할 수 없다는 소비자들의 글이 빗발쳤다.

여성환경연대는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등과 함께 이날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생리대 안전과 여성 건강을 위한 공동행동 네트워크’ 출범을 선언했다. 이들은 정부와 기업이 생리대의 안전기준을 만들 것, 부작용 피해 여성에 대한 역학조사를 할 것, 생리대 제조·유통 정보를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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