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제주 여행의 목적이 ‘관광’이었다면, 이제는 ‘휴식’을 원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리조트에 머물면서 쉼을 넘어 건강해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리뉴얼을 진행하고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김민수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대표(56)는 새롭게 문을 연 ‘해비치 리조트 제주’의 핵심 포인트를 ‘충분한 휴식’으로 꼽았다.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 1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10개월 간의 리뉴얼을 거친 해비치 리조트 제주의 주요 시설을 공개했다. 지난해 7월 해비치 리조트 제주는 개관 20주년을 맞아 전면 개보수에 돌입했다.
이번 리뉴얼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5성급 호텔에 걸맞은 객실 고급화 전략이다. 과거 3대 가족이나 친인척이 함께 객실에서 ‘숙식’을 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던 구조에서 탈피해 기존의 주방 공간을 최소화하고 침실 공간에 집중했다. 호텔 스위트룸 크기에 맞먹는 63m²면적 객실에 거실과 침실을 확대·분리시키고 가구와 소품을 이재하, 조병주 등 주목받는 국내 가구 디자이너에게 의뢰하는 등 객실을 특급 호텔 스위트급으로 업그레이드했다.
해비치 리조트 제주는 이번 리뉴얼을 통해 시설과 서비스를 한층 고도화해 ‘스테이케이션 리조트’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스테이케이션이란 ‘머물다(Stay)’와 ‘휴가(Vacation)’의 합성어로, 리조트에 머무는 자체로 휴식을 취한다는 의미다. 한적하면서도 아름다운 경관을 지닌 제주 동남부 표선만의 이점을 살려, 북적이는 관광지가 아닌 제주의 자연과 어우러진 리조트 안에서 온전한 휴식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새롭게 선보이는 리조트는 10가지 타입의 스위트 객실 215개, 레스토랑 3개, 라운지, 야외 수영장 등을 갖췄다. 인기 부대시설인 ‘야외 수영장’은 여름에만 한시적으로 운영하던 것을 사계절 온수풀로 변경했다. 바닷가와 가까운 위치에 선베드와 카바나를 설치해 파도 소리와 바다 바람을 그대로 느끼며 이국적인 휴양을 즐길 수 있다.
리조트 내부는 주변 자연 경관이 더욱 돋보이도록 절제된 톤과 디자인을 적용해, ‘제주의 풍경을 담은 갤러리’ 같은 분위기를 내는데 초점을 맞췄다. 리조트 곳곳에 배치된 창문은 마치 사시사철 바뀌는 표선의 풍경을 실내로 끌어들인다.
김 대표는 “과거에는 남들이 가본 여행지를 나도 한 번 가보겠다는 도장깨기 여행이 대세였다면, 이제는 진짜 내가 여행을 통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쪽으로 변하고 있다”면서 “표선 지역에 있는 리조트가 제주공항에서 1시간 거리에 있다는 점이 단점으로 작용했던 과거와 달리 오히려 일상과 단절될 수 있는 평화롭고 작은 마을이라는 점이 강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리조트 내에서 충분한 휴식과 재충전을 할 수 있도록 ‘웰니스 프로그램’을 강화한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투숙객들은 표선 해안가를 달리며 상쾌한 아침을 여는 ‘선라이즈 런’과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바이크 라이딩’, 계절에 따라 추천하는 숲길이나 오름을 걷는 ‘포레스트 트레킹’, 일몰에 즐기는 ‘선셋 요가 및 싱잉볼 테라피’ 프로그램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는 투숙객 맞춤형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고객 경험(CX·Customer Experience)’ 조직을 따로 만들었다. 김 대표는 “웰니스 프로그램을 통해 리조트에 묵는 것만으로 건강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표선에 있는 제주의 작고 소소한 아름다운 풍경을 활용해 20년 안에 해비치 리조트 제주가 ‘제주 동부 휴양의 상징’이 되도록 만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식도 업그레이드했다. 리조트 레스토랑에서는 제주의 제철 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미식을 경험할 수 있다. 새롭게 문을 연 ‘메르&테르’ 레스토랑은 제주산 식재료와 제철 해산물들을 활용한 스시 오마카세와 정통 관서식 스키야키를 제공한다. 기존의 라운지 카페였던 ‘이디’는 정통 이탤리언 퀴진을 맛볼 수 있는 올데이 다이닝 레스토랑으로 탈바꿈했다. 그릴 다이닝 레스토랑 ‘하노루’는 고품질의 육류뿐 아니라 다양한 한식 반상 메뉴를 추가해 새롭게 선보인다.
해비치 리조트 제주는 오는 29일 정식 개장한다. 객실 가격은 조식 포함 클래식 스위트 오션뷰 기준 30만원 중반대, 마스터 스위트 객실 기준 40~50만원대로 책정됐다. 재개장 이전과 비교해 객실당 가격은 10만~15만원가량 오른 수준이다.
한편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는 현대자동차그룹의 계열사로 국내외 호텔, 리조트, 골프장, 레스토랑, 오피스 빌딩 라운지 서비스 등을 운영하는 호스피탈리티 기업이다. 1999년 제주도 해비치 컨트리클럽을 시작으로 2003년 해비치 리조트 제주, 2006년 경기도 화성의 롤링힐스 호텔, 2007년 해비치 호텔 제주를 개관했다. 2017년 웨스틴 리조트 괌 운영, 2022년 르메르디앙&목시 서울 명동의 위탁 경영을 맡았다. 호텔 서비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프라임 오피스 빌딩의 라운지 서비스, 라이프 피트니스, 연수원 위탁운영 등 사업영역을 확대해가고 있다. 이번 해비치 리조트 제주 리뉴얼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3녀 정윤이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사장이 해비치호텔의 개인 최대주주로 오른 이후 선보이는 첫 프로젝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