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확진자 5000명 돌파…‘주한미군’ 영향 평택 90% 넘어
“이번 주말쯤 우세종”…미·영국처럼 의료체계 마비 우려도
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위협이 가시화하고 있다. 지난주 국내감염 사례 중 오미크론 변이 검출률이 26.7%로 직전 주(12.5%)보다 2배 높게 뛰었고, 호남권(59.2%)은 이미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됐다.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 대확산 시 미국·영국처럼 의료체계 마비 및 사회적 기능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17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주(9~15일) 주요 변이 분석 결과 오미크론 검출률은 국내감염 26.7%, 해외유입 94.7%로 각각 나타났다. 국내감염만 봐도 3주 전 4%, 2주 전 12.5%에 이어 빠르게 델타 변이를 대체하고 있다. 호남권(59.2%)에 이어 경북권(37.1%), 강원권(31.4%) 등에서 높은 검출률을 보였다. 오미크론 변이 누적 확진자(5030명)는 5000명대에 달한다. 오미크론 관련 사망자는 지난주 5명(확정 1명, 의심 4명)이 추가돼 누적 6명으로 늘었다. 누적 위중증 환자도 2명에서 7명으로 늘었는데, 10세 미만 어린이가 1명 포함됐다. 정부는 이번 주말쯤이면 국내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 비율이 50%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 평택시에서는 확진자의 90% 이상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로 확인됐다. 주한미군 기지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주한미군에선 이달 4~10일 일주일 새 1599명이 확진됐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 며칠 경기도 발생의 3분의 1 정도가 평택에서 발생할 정도로 높은 비중으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현재 주한미군은 확진자를 주간 단위로만 집계해 공개하고 있다. 이에 당국은 일일 확진자 규모를 공유할 것을 주한미군에 요구했고, 오는 20일 추가 방역조치를 논의하기로 했다.
방대본은 현재까지 오미크론 변이의 전파력은 델타 변이보다 2배 높고, 중증화율은 델타가 오미크론보다 3~4배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3월 중에 2만명의 확진자와 2000명의 위중증자가 발생한다’(정재훈 가천대의대 교수팀)는 예측을 인용하면서 “자칫 잘못 대응한다면, 의료체계의 마비와 교육·돌봄·교통·소방 등 사회기능의 장애를 겪고 있는 다른 국가들의 길을 우리도 밟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된 미국의 경우 뉴욕시는 비필수 수술을 중단했다. 조종사·승무원 부족으로 항공편 대규모 결항, 노동자들의 감염으로 식료품 공급 차질 등이 발생하고 있다. 박향 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확진자 5000명, 7000명일 때 기준으로 오미크론 대응전략을 준비하고 있고 격리기간은 10일에서 7일로 단축하기로 했다”며 “역학적 상황, 중환자 병상 가동률 등을 검토하면서 조정하겠다”고 했다.
방역당국은 지난주(9~15일) 코로나19 위험도 평가를 전국 및 수도권·비수도권 모두 ‘중간’으로 평가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 우려에 비수도권만 직전 주 ‘낮음’에서 ‘중간’으로 한 단계 상향됐다. 지난 16일까지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를 처방받은 환자는 39명으로, 다수가 증세 호전을 보이고 위중한 상태인 환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