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녀 20~40대 절반 이상 “자녀 출산 계획 없거나 결정 못해”···필요한 건 ‘직접 양육시간’

2024.05.02 16:44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결혼을 하지 않은 20~40대 성인 남녀 4명 중 1명은 결혼 생각이 없다고 응답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자녀 계획이 없거나 결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저출생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정부 정책으로는 ‘직접 양육시간 지원’ 정책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인식이 컸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지난 3월29일~4월1일 만 25~49세 남녀 약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혼·출산·양육 인식조사’ 결과를 2일 발표했다.

결혼하지 않은 응답자 중 향후 결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거나, 계획 중인 응답자는 전체의 61.0%였다. 나중에도 결혼을 하고 싶지 않다는 응답은 22.8%였다. 남성(13.5%)보다 여성(33.7%)이 결혼 의향이 낮게 나타났다. 생각해 본 적 없거나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6.3%였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결혼·출산·양육 인식조사 결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결혼·출산·양육 인식조사 결과

결혼 의향이 없는 경우 그 주된 사유는 결혼에 따른 역할 부담감(91.2%)이 컸다. 상대적으로 남성은 결혼식 비용, 신혼집 마련 등 ‘경제적 부담’(88.9%)을 꼽는 이가 많았고 여성은 결혼에 따른 가사·출산·자녀양육 등 ‘역할에 대한 부담’(92.6%) 때문에 결혼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1.1%는 자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여성(51.9%)이 남성(69.7%)보다 자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낮았다. 25~29세 여성 중 자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34.4%로 더 낮았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결혼·출산·양육 인식조사 결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결혼·출산·양육 인식조사 결과

결혼 여부와 관계없이 자녀가 없는 응답자의 57.5%는 출산계획이 없거나(29.7%) 결정하지 못했다(27.8%)고 응답했다. 그 사유로는 양육이 어려울 것이라는 부담감(40.0%), 나·배우자의 나이가 많아서(15.0%), 양육비용 부담(12.7%) 등의 순이었다.

응답자 모두 주거·일자리 등 경제적 조건과 일·가정양립 지원 조건이 개선되면 결혼·출산 의향이 긍정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응답했다. 결혼 자금으로 평균 주택자금 2억4000만원, 그 외 비용 7900만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맞벌이 부모의 경우 일·가정 양립을 이루기 위해 육아시간 확보(38.8%)가 가장 필요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녀 12개월 이전에는 육아휴직제도 선호가 높고, 12개월 이후 초등학교 고학년까지는 유연근무·육아기 근로시간단축 등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

응답자의 90%가량은 저출생 문제가 심각하다고 인식했고, 지금까지 저출생 정책에 효과가 없었다고 판단한 응답자 비율도 90%에 달했다.

강민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응답자 특성에 따른 분석을 통해 성별, 연령, 취업, 자녀유무 등에 따른 맞춤형 정책고려가 필요하다”며 “20대 중후반 청년층의 인식, 가치관에 대한 심층적 인식조사를 통해 코호트별 특성을 세부적으로 살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류연규 서울신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돌봄수요가 영아기뿐만 아니라 초등학령기 자녀까지도 높게 나타나고 있어 일하면서 양육할 수 있는 제도와 이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문화적 변화가 동시에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