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태 사건’ 초동 대처 부실 확인

2010.03.31 18:06

경찰청 감찰 … 부산경찰청장 경고 조치

부산 여중생 이모양(13) 살해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초기 대응이 부실했던 것으로 내부 감찰결과 드러났다.

경찰청은 내부 합동점검단을 통한 진상 조사결과 피의자 김모씨(33)에 대한 수사과정 전반에서 초동 대처가 부실했고, 보고가 소홀했던 사실이 확인됐다고 31일 밝혔다. 합동점검단은 이양 사건 한 달 전인 지난 1월23일 김씨가 또 다른 성폭행을 저질렀지만 경찰의 부실수사로 검거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담당 형사가 사건 다음날 김씨의 집을 방문해 직접 마주치기까지 했지만 정작 얼굴을 몰라 놓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지난해 12월과 올 1월에도 부산 사상경찰서 관내에서 2건의 성폭행·납치 미수를 저질렀지만 두 사건 모두 경찰의 초동 조치와 보고가 소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양 사건에서도 초동 대처 부실이 반복됐다. 납치 당일인 지난 2월24일 이양 어머니가 관할경찰서로 신고했지만 경찰은 납치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판단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관할 경찰서 형사가 범행 다음날 김씨와 통화하면서 “내가 죽이지 않았다”는 김씨의 말을 듣고 이를 즉시 보고하지 않으면서 후속 조치가 늦어진 점도 지적됐다.

경찰청은 이에 따라 지휘책임자인 이강덕 부산경찰청장을 경고 조치하고, 관할서인 사상경찰서장과 형사과장을 인사 조치했다. 경감 이하 직원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할 것을 부산청에 지시했다.

경찰청은 지난달 과학수사센터장을 단장으로 수사·형사·생활안전·홍보·감찰 부서가 함께 참여하는 합동점검단을 꾸려 이양 살해 사건에서 제기된 수사 문제점을 조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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