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의 유혹’에… 결국 붙잡힌 말레이 곰

2010.12.15 21:17 입력 2010.12.15 22:18 수정

버린 과일·산 열매 따먹고

9일간 청계산 종횡무진

긁힌 상처뿐 건강도 양호

지난 6일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 우리를 탈출했던 6살짜리 수컷 말레이곰 ‘꼬마’가 15일 포획됐다. 탈출 9일 만이다. 서울대공원은 “수색조가 청계산에 올라가 이수봉 부근에 설치해 놓은 포획틀에서 ‘꼬마’가 포획된 것을 이날 오전 8시30분 확인했다”고 밝혔다.

포획 장소는 이수봉에서 청계사 남측 200m 사면으로, 전날 서울대공원이 이수봉 인근에 설치한 4개의 포획틀 중 하나에서 발견됐다. 서울대공원은 포획된 ‘꼬마’를 진정시키기 위해 마취 주사를 놓은 다음 보온담요와 그물망으로 감싸 들것에 실어 인근 군부대로 옮겼다. 이어 차량을 이용해 서울대공원 내 동물병원으로 이송해 건강검진을 마쳤다.

동물원으로 옮기는 ‘꼬마’ 지난 6일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 우리를 탈출해 청계산으로 달아났던 6살짜리 수컷 말레이곰 ‘꼬마’가 탈출 9일 만인 15일 포획됐다. 서울대공원 직원들이 마취 상태인 ‘꼬마’를 들어 옮기고 있다.  김기남 기자

동물원으로 옮기는 ‘꼬마’ 지난 6일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 우리를 탈출해 청계산으로 달아났던 6살짜리 수컷 말레이곰 ‘꼬마’가 탈출 9일 만인 15일 포획됐다. 서울대공원 직원들이 마취 상태인 ‘꼬마’를 들어 옮기고 있다. 김기남 기자

마취에서 깨어난 ‘꼬마’는 오후 1시30분쯤 자신이 지내던 우리 안의 내실로 옮겨져 안정을 취했다. 검진 결과 건강상태는 양호했으며 다만 발가락 한개에서 살짝 긁힌 상처가 발견됐다.

무게 40㎏에 몸집 크기 60~70㎝밖에 되지 않은 ‘꼬마’가 갑작스레 유명해진 것은 지난 6일이었다. 곰은 사육사가 곰사를 청소하기 위해 내실로 격리돼 있던 중 앞발로 T자형 고리를 풀고 우리 밖으로 탈출, 6㎞ 떨어진 청계산으로 달아난 것이다. 탈출 직후부터 서울대공원 직원 120여명과 소방·경찰관 200여명, 수색견 12마리, 헬기 1대 등이 동원돼 청계산을 대대적으로 수색했지만 포획에 실패했다. ‘꼬마’가 시속 60~70㎞로 달릴 만큼 빠른 데다 흥분한 상태에서 온 산을 휘젓고 다녔기 때문이다.

서울대공원은 탈출 4일째인 지난 9일 포획작전을 수색에서 유인으로 바꿨다.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지리산곰복원팀의 도움으로 포획틀 3개를 확보한 후 청계사 위쪽 능선과 이수봉과 청계사 사이, 국사봉과 녹향원 사이 등 3곳에 설치했다. 포도주와 꿀, 정어리 등이 담긴 포획틀은 곰이 먹이를 집기 위해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문이 자동으로 닫힌다.

급기야 13일에는 이수봉 부근 매점에서 ‘꼬마’가 음식을 파헤친 흔적이 발견됐다. 이에 대공원 측은 별도로 제작한 포획틀 4개를 이수봉 부근에 추가로 설치했다. 결국 ‘꼬마’는 나중에 설치한 4개의 포획틀 중 한 곳에서 발견된 것이다.

그렇다면 ‘꼬마’는 이 추운 겨울 산에서 뭘 먹고 지냈을까.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배설물에서 사과씨, 포도씨, 다래씨 등이 나온 걸로 보아 등산객들이 먹다버린 과일과 산 열매 등을 먹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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