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침입’ 수사 경찰, 안하나 못하나

2011.02.24 21:26 입력 2011.02.25 00:10 수정

뒷북 조사 증거확보 실패… 발생 열흘째 점점 ‘미궁’

수사를 안 하는 것인가, 못 하는 것인가. 25일로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단 숙소 침입 사건이 발생한 지 열흘째가 됐다. 그러나 경찰 수사는 폐쇄회로(CC) TV 영상 분석과 지문 감식 등 주요 물적 증거 분석에 사실상 실패하면서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분위기다.

경찰은 사건 발생 닷새 뒤에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CCTV 화면의 선명도를 높이는 보정작업을 의뢰하는 등 통상적 수사원칙에서 벗어난 수사를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24일 특사단이 묵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내부에 설치된 CCTV 영상물 보정을 국과수에 의뢰한 결과 선명도가 좋지 않아 객실 침입자 신원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보정작업 결과물을 봐도 얼굴을 확인하기 힘든 상태”라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16일 밤 사건 발생 신고를 접수한 뒤 호텔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CCTV 영상을 받아 21일 오전 국과수에 보정 작업을 의뢰했지만 ‘긴급으로 처리해달라’는 요청도 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미 언론을 통해 알려진 사건이라 긴급으로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범인을 특정할 또 다른 증거로 노트북 컴퓨터에서 채취한 지문들이 주목받았지만, 이 역시 수사 진전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사건 발생 당시 침입자들이 들고 갔다 돌려준 노트북에서 지문 8개를 채취하고, 나흘 뒤인 20일 오후 7시쯤 경찰청 지문감식센터에 분석을 의뢰했다. 경찰은 8개 중 2개에 대해 객실 주인인 특사단원의 지문임을 확인했고, 다른 2개는 상태가 나빠 감정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나머지 4개에 희망을 걸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 신원은 나오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지문 데이터베이스의 검색폭을 좁혀 비슷한 지문을 찾는 방식으로도 분석하고 있지만 일치하는 지문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물적 증거 확보가 사실상 물건너가자 경찰은 현장 탐문조사와 호텔 관계자 대면조사에 주력하고 있다. 경찰이 열흘 동안 밝혀낸 것은 사건 발생 당시 호텔 19층에 침입자 3명 외에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 1명과 여성 청소원 1명이 있었다는 것이다.

핵심 목격자인 여성 청소원에 대해선 사건 발생 6일 만에야 뒷북 조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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