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파업, 큰 불편은 없어… 참여율 저조하자 “심야 운행중단”

2013.02.20 21:54 입력 2013.02.21 09:13 수정

택시업계가 20일 하루 동안 운행을 중단했다. 파업 참여율은 저조해 시민들의 불편은 크지 않았다.택시업계는 앞으로 택시의존율이 높은 심야에 집단적으로 운행 중단에 돌입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등 4개 택시단체는 이날 오전 5시부터 24시간 택시 운행 중단을 선언하고 서울 여의도에서 ‘택시 생존권 사수 전국비상 합동총회’를 열었다. 이들은 “국회는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인정하는 ‘대중교통의 육성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대중교통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택시산업은 정부의 정책 부재로 산업 전체가 붕괴될 위기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구시대적인 관념에 사로잡혀 국회에서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킨 대중교통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100만 택시가족의 숙원이 정부의 방해로 부당하게 지연된다면 오늘 총회를 시작으로 전면적인 대정부 투쟁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b>늘어선 택시</b> 택시 생존권 사수 전국비상합동총회가 열린 20일 서울 여의도문화공원 앞길에 한 택시운전사가 길게 주차된 집회 참여 차량 옆을 지나가고 있다. | 박민규 기자  parkyu@kyunghyang.com

늘어선 택시 택시 생존권 사수 전국비상합동총회가 열린 20일 서울 여의도문화공원 앞길에 한 택시운전사가 길게 주차된 집회 참여 차량 옆을 지나가고 있다. | 박민규 기자 parkyu@kyunghyang.com

18년간 개인택시를 몰았다는 정창기씨(61)는 “현재 정부는 버스업계에는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면서도 택시엔 아무런 혜택도 주지 않고 있다. 이번에 통과되지 못한 대중교통법 통과를 위해 업무를 쉬고 오늘 파업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이날 총회에 참석한 사람은 경찰 추산 2만2000명이다.

하지만 실제 운행 중단에 참여한 택시는 예상보다 적었다. 국토해양부는 이날 오후 1시 현재 전국 8개 시·도에서 운행 중단에 참여한 택시가 4만7000여대라고 밝혔다. 이는 전체 택시 15만3246대를 기준으로 31.2% 수준이다. 특히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의 운행 중단율은 23.1%에 그쳤다. 법인택시 운전사 김모씨(57)는 “회사택시는 매일 사납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파업에 참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시민 불편도 크지 않았다. 특히 출근시간대인 오전 6시의 운행 중단율이 0.3%에 불과했던 서울에서는 지하철역 앞에 빈 택시들이 줄지어 손님을 기다리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시민 장모씨(55)는 “택시파업 소식을 듣긴 했지만 대부분의 택시가 정상운행해 특별히 불편한 점은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택시 4단체는 앞으로 택시 의존율이 높은 오후 11시부터 오전 5시까지 심야시간대 택시운행 중단과 전국 상경투쟁 등을 벌일 계획이다. 이양덕 전국택시연합 경영지도부장은 “전국 7개 시·도의 운행 중단율이 70~80%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참가율이 저조했다”며 “내부 정비를 통해 심야운행 중단과 전국 상경투쟁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앞 택시 생존권 사수 합동총회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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