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라 입시제도가 싫다” 고교 입학 사흘 만에 투신

2013.03.07 22:12 입력 2013.03.07 23:01 수정

고교 신입생이 현행 입시제도에 불만을 품고 아파트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 6일 오후 10시쯤 대구 동구 한 아파트 15층에서 ㄱ군(15·ㄴ고 1년)이 스스로 뛰어내려 숨졌다.

아파트 주민 장모씨(52)는 퇴근길에 아파트 주차장 쪽에서 ‘퍽’ 하는 소리가 들려 다가가보니 ㄱ군이 바닥에 쓰러져 있어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ㄱ군은 이날 밤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에서 100여m 떨어진 인근 아파트 15층으로 올라가 투신했다. ㄱ군이 지난 4일 대구지역 일반계 고교에 입학한 지 사흘 만이다.

ㄱ군은 휴대용 수첩을 찢은 쪽지에 ‘이 나라의 입시제도가 싫다’는 내용의 자필 유서와 책가방을 아파트 15층 계단에 남겼다. 학교 측은 “ㄱ군이 지난해 중학교 3학년 때 받은 행동특성 검사에도 특이사항이 없었으며 입학 직후 담임과의 기본상담 과정에서도 별다른 이상 징후를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ㄱ군이 졸업한 ㄷ중학교 측은 “ㄱ군이 중학교 시절 전교에서 1~2등을 다툴 정도로 성적이 우수하고 승부욕도 강했다”며 “하지만 성격이 내성적이고 소심한 편이어서 교우관계가 활달한 편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ㄴ고 관계자는 “ㄱ군이 고교에 진학한 뒤 성적부담과 대학 입시를 지나치게 의식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ㄱ군 부모는 경찰조사에서 “아들이 평소 착하고 성실했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ㄱ군은 개인택시 영업을 하는 아버지와 가정주부인 어머니, 누나(18·고3)를 둔 평범한 집안의 막내다.

경찰은 “숨진 ㄱ군이 학교폭력이나 집단 따돌림 등을 당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고교에 입학한 뒤 성적부담에다 입시제도에 불만을 품고 투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ㄱ군의 휴대전화 통화, 문자메시지 내역 등의 조사도 병행하고 있다.

대구에서는 2011년 12월 또집단 따돌림 탓에 권모군(당시 14세·중 2)이 투신자살한 이래 지금까지 1년4개월간에 걸쳐 중·고교생 13명이 학교폭력, 성적부담, 신병비관 등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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