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낡은 쇼핑카트’ 사람 잡겠네

2014.07.01 06:00

연결고리 망가져 물건 바닥에 쏟아지며 병 깨져 부상

무빙워크에 고정 안돼… 3년간 1~3세 안전사고 243건

지난 20일 이마트 역삼점에서 5세 아이와 함께 장을 보던 서모씨(41)는 생각지도 못한 일을 겪었다. 계산대 앞에서 줄을 서 기다리던 중 자신의 쇼핑카트 안에 있던 물건이 바닥으로 한꺼번에 쏟아져 내린 것이다. 술병과 음료수병이 떨어져 산산조각 났고, 유리조각이 사방으로 튀었다. 물건 중 하나는 서씨의 발등에 떨어져 상처를 냈다.

서씨 카트의 모서리가 닳았고, 물건이 쏟아지지 않도록 잡아주는 연결고리도 망가져 있었다. 서씨는 “아이가 물건이 쏟아져 내리는 쪽에 있었다면 크게 다쳤을지도 모른다. 다른 카트도 살펴봤더니 대부분 낡아 똑같은 사고가 일어날까봐 걱정했다”고 말했다.

양모씨(51)는 지난 4월 경기 용인의 한 대형마트에서 카트 사고를 겪을 뻔했다. 카트를 밀고 자동보행로(무빙워크)에 오르던 중 카트가 미끄러져 휘청거렸다. 카트 바퀴가 마모돼 무빙워크 바닥 틈에 고정되지 않으면서 일어난 일이었다. 양씨는 “재빨리 붙잡아 다행이었다. 근처에 6~7세 아이들이 있어 자칫하면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고 말했다.

쇼핑카트 안전사고는 꾸준히 일어난다. 지난 4월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에 접수된 최근 3년 1~3세 아이의 쇼핑카트 사고는 243건이다. 국가기술표준원 조사 결과 2006~2009년 유통시설 안전사고 896건 중 쇼핑카트 안전사고가 260건(29.0%)으로 가장 많았다. 사고 건수는 2006년 52건, 2007년 69건, 2008년 73건, 2009년 99건, 2010년 125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사고 피해자 44%는 0~3세 어린이들이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아이들을 태울 수 있도록 설계된 쇼핑카트 특성상 노후화된 카트는 안전사고로 연결될 위험이 있다”며 “사고 예방을 위해 철저한 관리 점검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주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마트 역삼점 관계자는 사고 원인이 카트 노후화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육안 검사, 재고 조사를 통해 파손된 것이나 노후화가 심한 것들은 수리·교체하고 있다”며 “해당 사고 사례를 전 매장에 공유하고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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