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단독 인터뷰

성완종, 새벽 집 나서며 “꼭 좀 보도해달라” 50분간 통화

2015.04.10 06:00 입력 2015.04.10 09:02 수정

잠적에서 시신 발견까지

▲ ‘어머니 묘소에 묻어라’ 유서… 휴대폰 추적 헬기까지 동원
북한산서 수색견이 찾아… 경남기업 측 “진실 규명을”

9일 새벽 ‘어머니 묘소에 묻어달라’는 유서를 쓰고 잠적한 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이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가 예정돼 있었지만 결국 법정에 나가지 않고 죽음을 택했다. 극단적인 결정을 내리면서도 성 전 회장은 “꼭 좀 보도해달라”고 경향신문과 전화 인터뷰를 했다.

성 전 회장은 이날 오전 5시10분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자택을 나간 뒤 자취를 감췄다. 폐쇄회로(CC)TV에는 성 전 회장이 검은색 패딩과 바지 차림으로 자택에서 나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후 자택에서 인근 호텔까지 걸어서 이동해 택시를 잡는 모습도 나타났다. 경찰 수사 결과 5시11분쯤 영동대교 남단 호텔 앞에서 택시에 승차해 5시33분 성북구 정릉동 북악 매표소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b>CCTV 포착</b> 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이 9일 새벽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나와 이동하는 장면이 인근 폐쇄회로(CC)TV에 잡혔다. | 연합뉴스

CCTV 포착 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이 9일 새벽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나와 이동하는 장면이 인근 폐쇄회로(CC)TV에 잡혔다. | 연합뉴스


경찰에 실종신고가 처음 접수된 시간은 8시6분이다. 청담동 자택에 성 전 회장이 없는 것을 확인한 운전기사가 경찰에 처음 신고했다. 그의 아들도 6분 뒤 청담파출소에 재차 신고했다. 성 전 회장이 혼자 사는 자택에서 유서가 발견된 뒤였다. 경찰은 가족 동의를 받고 성 전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휴대전화 2대의 위치추적을 했다. 8시40분 종로구 평창동에서 성 전 회장의 위치가 확인됐다. 일단 경찰은 의경 2개 중대를 투입해 수색을 시작했다. 성 전 회장은 평창파출소에서 서울예고 방향으로, 북악터널에서 형제봉 능선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신호가 특정됨에 따라 경찰력 1400여명과 수색견, 헬기 등을 투입해 일대를 수색했다. 수색견도 투입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성 전 회장이 나타나지 않자 수색 인원은 점차 늘어났다. 급기야 인근 군부대 병력까지 동원했다. 휴대전화 신호는 북한산 정토사 방향 쪽으로 계속 이동하고 있었지만 정작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종적을 감춘 성 전 회장은 이날 오후 3시32분 북한산 형제봉 매표소 인근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매표소에서 등산로를 따라 300m 떨어진 지점에서 산속으로 30m 더 들어간 곳에 숨져 있는 것을 수색견이 찾아냈다.

[성완종 단독 인터뷰]성완종, 새벽 집 나서며 “꼭 좀 보도해달라” 50분간 통화

앞서 지난 8일 성 전 회장은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정부와 검찰에 대한 시위성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허태열 (당시) 의원의 소개로 박근혜 후보를 만났고, 그 후 박 후보 당선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왜 내가 자원외교 (비리 의혹 수사)의 표적이 됐는지 모르겠다”며 “나는 MB(이명박 전 대통령)맨이 아니다. 어떻게 MB 정부 피해자가 MB맨일 수 있겠나”라고 주장했다.

성 전 회장은 자신에게 제기된 분식회계와 횡령, 사기대출 등의 혐의에 대해 “나는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자신이 설립한 장학재단이 지원하는 어린 학생들과 얼마 전 돌아가신 어머니 얘기를 할 때는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진실을 꼭 밝혀드리겠다”면서 여러 차례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기도 했다.

성 전 회장 빈소는 이날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 임시로 마련됐다. 10일 충남 서산시 서산의료원으로 옮길 예정이다. 경남기업 관계자는 “청렴하신 분인데 최근 검찰 수사와 관련해 심적 부담을 겪으셨다”며 “(검찰 수사를 통해) 진실이 규명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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