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 계약서’ 통해 깡통주택 280채 유통···울산경찰, 사기조직 91명 검거

2023.07.18 14:23

전세사기 범행 구조도/울산경찰청 제공

전세사기 범행 구조도/울산경찰청 제공

빌라와 오피스텔로 속칭 ‘깡통 주택’을 만들어 전세보증금 등 310억원 상당을 가로챈 전세사기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검거됐다.

울산경찰청은 무등록 부동산 컨설팅업체 직원 등 전세사기 일당 91명을 붙잡아 20명을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 중 범행을 주도한 7명에게는 범죄집단조직죄를 적용했다. 이들은 시세를 부풀려 전세보증금을 비싸게 받는 이른바 ‘업(UP) 계약서’ 수법으로 전세보증금을 비싸게 받은 후 차익을 나눠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2021∼2022년 수도권 지역 빌라와 오피스텔 등 주택 280채를 실제 매매가보다 30% 가량 높은 가격에 매매계약을 작성하고, 세입자들로부터 부풀린 시세대로 전세보증금을 받은 후 차액을 나눠 가졌다.

경찰은 이들이 감정평가사와 짜고 해당 깡통주택 감정평가액을 높여 주택도시보증공사에 제출해 시세를 조작한 후 세입자와 전세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빌라와 오피스텔의 경우 시세파악이 힘들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 가입때 감정평가사의 평가액을 활용한다는 허점을 노렸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이들이 깡통주택을 자체적으로 모집한 허위 매수인에게 부풀려진 가격에 팔아 매도자에겐 실거래가격만 주고, 나머지 차액(1채당 2000만~8000만원)을 챙겼다고 밝혔다.

이들에게 명의를 빌려준 허위 매수자는 대부분 울산에 거주하는 61명이다. 허위 매수자들은 1건당 100만원을 받았고, 사례비로 7000만원을 받은 명의 대여자도 있었다.

피해자인 전세 세입자는 120명인데, 이들 중 27명은 보증보험 조차 가입하지 않아 보증금을 모두 돌려받지 못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도 보증보험에 가입한 93명에게 전세금 전액(총 180억원 상당)을 지급해야 하는 피해를 입었다.

이들 조직은 세입자를 모집할 때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전세 보증금을 100% 보증한다’고 광고하기도 했다. 경찰은 부동산 55채(시가 95억원)를 범죄수익으로 특정해 기소 전 몰수보전을 신청하는 등 범죄수익 환수를 추진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명의 대여비를 받을 목적으로 깡통 전세를 소유할 경우 전세사기 공범이 될 수 있다”며 “임차인은 전세금이 합당한지 여러 공인중개사를 통해서 확인해야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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