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당한 뒤 사람이 무서워진 ‘건구스’…60대 남성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 입건

2024.04.17 11:01 입력 2024.04.17 14:23 수정

폭행 피해를 당한 건국대 거위 건구스(왼쪽)가 16일 물가에 다른 거위와 쉬고 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이미지 크게 보기

폭행 피해를 당한 건국대 거위 건구스(왼쪽)가 16일 물가에 다른 거위와 쉬고 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건국대 호수인 일감호에는 언제부터인가 거위들이 날아와 서식했다. 학생이나 학교 관계자들을 무서워하지 않고 친근하게 다가올 때가 많아 건국대 마스코트가 됐다. ‘건구스’(건국대+goose)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최근 폭행당한 뒤로는 사람들에게서 멀어져갔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60대 남성 A씨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1일 오후 3시 30분쯤 일감호에서 거위의 머리를 여러 차례 때린 혐의를 받는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을 보면 A씨는 난간 사이로 고개를 내미는 건구스의 머리를 손등과 손바닥으로 계속해서 때렸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장난하다 거위가 공격해 손으로 머리를 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남성이 건국대학교의 마스코트로 알려져 있는 거위 ‘건구스’를 폭행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한 남성이 건국대학교의 마스코트로 알려져 있는 거위 ‘건구스’를 폭행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16일 건구스의 상태를 보기 위해 현장을 찾은 동물자유연대 활동가들은 “먹이 반응이나 활동성, 건강 상태 모두 괜찮아 보였다”며 안심했다. 노주희 활동가는 “건구스는 머리가 바닥에 닿을 정도로 강한 충격을 받아 사람이 코피가 터지듯 피부에서 출혈이 생겼던 것으로 보였다”며 “현재는 상처가 많이 나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건구스는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경계심 없이 다가와 인기가 많았다. 갑작스러운 폭행을 당한 뒤 달라졌다. 노 활동가는 “건구스들이 폭행당한 후 물 위로 잘 올라오지도 않고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한다”며 “현장에서 확인했을 때도 계속해서 경계하는 듯했다”고 말했다.

머리를 여러 차례 맞은 뒤 부리 부위에 출혈 자국을 보인 거위. 동물자유연대 제공

머리를 여러 차례 맞은 뒤 부리 부위에 출혈 자국을 보인 거위. 동물자유연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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