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공무원 1,2급 ‘제로’

2007.05.01 18:29

여성공무원의 고위직 비율이 매우 낮아 여전히 ‘유리 천장’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리 천장은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말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1일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에게 의뢰, 여성공무원 55명을 대상으로 ‘여성공무원 배치 및 승진 차별실태’를 심층면접 조사토록 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교수에 따르면 국가직 공무원 중 여성 비율은 2006년 9월 기준으로 전체 21.5%였다.

공무원 5명 중 1명은 여성이지만 직급이 높아질수록 여성 비율은 뚝 떨어진다. 5급 공무원 중 여성은 9.4%, 3급은 4.3%였고, 1급과 2급은 여성이 한명도 없었다.

국가 중앙행정기관의 3급 이상 실·국장급 간부와 시·도 부시장 등으로 이뤄진 고위 공무원단도 마찬가지여서 전체 1305명 중 여성은 36명으로 2.9%에 그쳤다.

이교수는 고위직이 여성에게 ‘좁은 문’이 되고 있는 이유로 여성에 대한 배치 및 보직 차별을 들었다. 여성채용 목표제가 95년 도입되는 등 여성의 공직 진입문이 확대되고 있지만, 중요하고 핵심적인 업무는 남성들이 수행하고 지원부서나 민원업무는 여성들이 주로 맡는 경향이 높다는 것이다.

국가직 6급 여성공무원은 “좋은 보직을 받아야 승진을 할 수 있는데 좋은 자리는 보통 남자 차지”라고 말했다. 4급 여성공무원도 “인사나 예산 파트 등 암묵적으로 여성이 가지 못하는 몇 개의 자리가 있다”며 “이런 차별은 10년 전과 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 5급 여성공무원은 “힘든 업무가 있었는데 상급자가 ‘그런 일을 하면 피부 다 상하고 살도 쭉 빠져서 안된다’며 의사를 묻지도 않고 남자 사무관에게 시켰다”고 말했다.

다면평가 시스템하에서 인적 네트워크나 평판이 중시되다보니 상대적으로 네트워킹에 능한 남성에게 유리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교수는 “보직배치를 개선하고 공정한 인사 및 양성평등 시스템 등 실질적인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김다슬기자 amorfat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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