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목표보다 상사·고객 요구가 한국 노동자들의 업무강도 결정

2020.06.01 21:22 입력 2020.06.01 21:28 수정

한국·유럽 워라밸 비교 분석

감정노동에 스트레스 시달려

한국 노동자들은 수치화된 목표보다 상사의 결정이나 고객의 요구에 따라 업무강도가 결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감정을 숨긴 채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으며 일하는 상황에 노출되고 있었다.

1일 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안전보건 이슈리포트’에서 근로환경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과 유럽의 워라밸 수준을 비교 분석했다. 근로환경조사는 유럽연합(EU) 산하 유로파운드(Eurofound)에서 1990년부터 유럽 각국을 대상으로 실시 중이며, 한국은 2006년부터 이를 벤치마킹해 조사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노동자는 작업 속도가 작업장의 수치화된 목표(42%)나 자동화된 라인 속도(18%)에 의해 결정된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 반면 한국은 작업목표(21%)나 라인 속도(11%) 대신 업무책임자(45%)나 고객(55%)의 요구에 의해 업무강도가 결정된다고 답한 사람이 많았다.

이는 ‘감정노동’ 문제로 연결됐다. 감정을 숨기고 일하거나 화가 난 고객을 상대해야 한다고 답한 사람이 유럽에 비해 많았다. 보고서는 “최근에는 서비스업 종사자뿐 아니라 모든 분야의 노동자들이 감정노동에 노출되고 있다”며 “노동자에게 목표와 정해진 작업공정에 따라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고객응대 매뉴얼 같은 지침을 통해 노동자의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 48시간 이상 일하는 노동자 비율은 한국이 39%로, 유럽의 2배 이상이었다. 반면 유연근무제 사용 비율은 유럽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노동자가 재량을 발휘할 사업장 환경을 마련하면 워라밸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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