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 보궐이사에 김문환씨… 여당 몫 김재우 사퇴로 선임

2013.03.14 22:04
김형규 기자

‘최고령’ 이사장 선임 주목 MBC 정상화엔 전망 갈려

김재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이사에 김문환 전 국민대 총장(67·사진)이 선임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4일 전체회의를 열어 전날 사퇴한 김 이사장의 뒤를 이어 방문진 보궐이사로 김 전 총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방문진 이사 임명권을 가진 방통위는 방문진법에 따라 김 전 총장의 이사 결격사유 등을 확인한 뒤 임명장을 수여하게 된다. 보궐이사의 임기는 전임자의 잔여기간인 2015년 8월8일까지다.

방문진 보궐이사에 김문환씨… 여당 몫 김재우 사퇴로 선임

김문환 신임 이사는 경북 의성 출신으로 경북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국민대에서 교수와 학장, 총장을 지냈다. 2006년부터 2년간 한국대학총장협회 회장을 지냈고 아름다운가게 이사장을 맡아 사회활동도 활발히 해왔다. MBC와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시청자위원장을 지낸 인연이 있다. 현재는 국민대와 공군사관학교에서 명예교수직을 맡고 있다.

김 이사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갑자기 연락을 받아서 아직 얼떨떨하다”며 “난 특별히 관계도 없는 사람인데”라고 말을 아꼈다. 김재철 사장의 거취 문제 등 MBC 사태에 대해서도 “지금은 말씀드릴 수 없다. 제가 맘대로 결정할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오랜 기간 파행을 겪어온 방문진과 MBC의 정상화라는 잣대로 볼 때 김 이사의 내정은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다. 한쪽에선 김 이사가 ‘합리적 보수 인사’라는 쪽에 무게를 두고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MBC 구성원들과 시민사회의 요구를 받아들여 김 사장 거취 등 MBC 사태를 상식적으로 풀어갈 것이라는 기대인 것이다.

한편에선 김 이사 선임이 청와대와 여당의 교감에서 나온 ‘또 다른 언론장악 시나리오’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사들의 만장일치 사퇴권고안에도 끝까지 사퇴를 거부하던 김재우 이사장이 돌연 사퇴를 발표하고, 방통위가 예상보다 빨리 새 이사를 선임하는 일련의 과정에 권력의 배경이 있는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것이다. 김 이사가 김 사장 재임 중에 시청자위원장을 이례적으로 연임한 것도 두 사람의 관계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관심은 김 이사의 이사장 선임 여부에 쏠린다. 방문진은 오는 21일 정기이사회에서 새로운 이사장을 선출할 계획이다.

일부 여당 추천 이사들은 “관례에 따라 최연장자인 김문환 이사가 이사장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방통위가 최연장자인 김 이사를 선임한 것부터 이사장직을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야당에서 추천한 최강욱 이사는 “방문진법 어디에도 연장자의 이사장 선임 조항은 없다. 이사회에서 호선으로 결정한다고 돼 있을 뿐”이라며 “사무처장도 바뀌는 상황에서 이사장 자리마저 방송 분야에 전혀 전문성 없는 신임 이사에게 맡기려 한다면 권력의 개입과 장악 의혹만 더 커질 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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