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 단속 ‘애매한 딱지’ 곳곳 승강이

2004.06.01 18:57

정지선 위반 단속 첫날인 1일, 운전자들은 대체로 정지선을 잘 지키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경찰관이 없거나, 단속 대상이 아닌 도로에서는 정지선을 넘어서는 경우가 많았다. 정지선을 지키려다 추돌사고가 발생하고, 모호한 단속 기준 때문에 단속 경찰관과 운전자간의 실랑이가 곳곳에서 벌어지는 등 반발도 많았다.

정지선 단속 ‘애매한 딱지’ 곳곳 승강이

이날 오전 8시40분쯤 부산 대연동 문화회관 부근에서도 승용차가 파란불에서 노란불로 바뀌자 단속을 의식해 정지선 앞에서 급정거하면서 뒤차와 추돌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출근 시간대 단속을 의식한 운전 때문에 교통 흐름이 곳곳에서 끊어지며 혼잡이 빚어졌고, 지각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김귀남씨(29·여·대전시)는 “평소 차로 20여분 걸리던 출근길이 오늘 아침에는 두배 이상 걸려 지각했다”고 말했다.

◇문제점=앞차를 따라가거나 파란불에서 노란불로 바뀌어 멈춰섰다 정지선을 위반한 사례들이 많았다. 같은 정지선 위반을 두고도 한 지역에서는 ‘계도’, 다른 지역에서는 ‘단속’이 이루어져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오전 8시쯤 서울 명동 중앙극장 부근에서 단속에 걸린 한모씨(30)는 “버스 뒤를 따라가다 신호가 안보여 어쩔 수 없이 위반했는데도 단속한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날 오전 11시쯤 대한문 교차로에서 단속에 걸린 정모씨(63)는 “노란불이 짧아서 정체구간에서는 누군가 걸릴 수밖에 없다”면서 “노란불을 지키면 단속이 되고 안 지키고 그냥 간 사람은 봐주는 꼴이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한 단속 경찰관은 “운전자들이 아직 정지선의 개념이 없어 이런 혼란이 벌어지는 것”이라면서도 “범칙금 액수도 많은 편이고 단속의 명확한 기준이 애매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택시기사 김모씨(37)는 “불황에 사납금 맞추기도 어려운 데 단속에 걸리면 하루벌이를 공칠 수밖에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경찰은 이날 전국 1,800여개 교차로에 8,500명의 경찰관을 배치, 단속·계도 활동을 벌였다. 경찰청은 “이날 낮 12시까지 정지선 준수율을 조사한 결과 이전 55.4%보다 훨씬 높은 80% 정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정혁수·선근형·이지선기자 ss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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