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 단속’ 첫날 5,382건 범칙금

2004.06.01 22:26

정지선 위반 단속 첫날인 1일, 운전자들은 대체로 정지선을 잘 지키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경찰관이 없거나, 단속 대상이 아닌 도로에서는 정지선을 넘어서는 경우가 많았다. 정지선을 지키려다 추돌사고가 발생하고, 경찰관과 운전자간의 승강이도 잦았다. 경찰은 이날 하루 위반행위 5,382건에 대해 범칙금을 부과했다.

◇추돌사고=이날 오전 7시30분쯤 서울 종로4가 횡단보도 앞에서는 3중 추돌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는 2.5t트럭이 정지선을 지키기 위해 횡단보도 앞에서 급제동을 하던 택시를 들이받으면서 벌어졌다.

이날 오전 8시40분쯤 부산 대연동 문화회관 부근에서도 승용차가 신호등이 바뀌자 단속을 의식해 정지선 앞에서 급정거, 뒤차에 추돌당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교통흐름이 곳곳에서 끊어지며 교통혼잡이 빚어졌다. 김귀남씨(29·여·대전시)는 “평소 차로 20여분 걸리던 출근길이 오늘 아침에는 두배 이상 걸려 지각했다”고 말했다.

◇문제점=이날 오전 8시쯤 서울 명동 중앙극장 부근에서 단속에 걸린 한모씨(30)는 “버스 뒤를 따라가다 신호가 안보여 어쩔 수 없이 위반했는데도 단속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오전 11시쯤 대한문 교차로에서 단속에 걸린 정모씨(63)는 “노란불이 짧아서 정체구간에서는 누군가 걸릴 수밖에 없다”면서 “노란불을 지키면 단속이 되고 안 지키고 그냥 간 사람은 봐주는 꼴이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한 단속 경찰관은 “운전자들이 아직 정지선의 개념이 없어 이런 혼란이 벌어지는 것”이라면서도 “범칙금 액수도 많은 편이고 단속의 명확한 기준이 애매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택시기사 김모씨(37)는 “불황에 사납금 맞추기도 어려운데 단속에 걸려 하루를 공치고 말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같은 정지선 위반을 두고도 한 지역에서는 ‘계도’, 다른 지역에서는 ‘단속’이 이루어져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5,300여명에 범칙금=이날 위반행위 가운데 적색·황색 신호시 정지선에 멈추지 않은 신호위반이 2,180건으로 가장 많았다. 녹색 신호라도 차량 정체로 교차로를 통과하기가 어려운데도 교차로에 진입하는 교차로 통행방법 위반도 1,738건으로 나타났다. 교통이 빈번한 교차로에서 정지하지 않은 일시 정지 위반 795건과 횡단보도 보행자 위반도 669건이 각각 적발됐다. 경찰은 “이날 정지선 준수율은 80% 정도로 이전 55.4%보다 훨씬 높았다”고 밝혔다.

〈정혁수·선근형·이지선기자〉

추천기사

기사 읽으면 전시회 초대권을 드려요!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