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보 김기창도 ‘친일’그렸다

2004.10.01 22:41

민족문제연구소는 1일 오후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친일 및 태평양전쟁과 관련된 미술 작품을 소개하는 ‘식민지조선과 전쟁미술-전시체제와 민중의 삶’ 전시회를 열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전시 총동원체제기인 1937~45년 사이 일제의 식민통치와 침략전쟁을 미화·찬양한 친일미술가들의 작품을 비롯해 당시 민중들의 고단한 생활상을 담은 여러 미술 작품 등이 소개됐다.

특히 운보 김기창 화백(1914~2001)이 ‘결전 미술전람회’에 친일 내용을 담은 작품을 출품했다는 기록도 공개됐다. 결전 미술전은 44년 일제 군국주의를 찬양하기 위해 경성일보사가 주최한 전람회다. 이 전람회에서 ‘조선군 보도부장상’을 받은 운보의 그림 ‘적진육박’에는 대검을 끼운 소총을 들고 적진으로 돌격하는 ‘황군’의 모습이 실감나게 표현돼 있다. 이 그림은 ‘소국민’이라는 어린이 잡지에 사진으로 실려 있으나 원화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밖에도 일본인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이완용의 서예작품, 애국기 헌납(전투기를 확보하기 위한 모금운동)을 독려하는 박득순의 전쟁화 원본, 일제의 성전화첩, 한일합병 기념화첩, 친일잡지 등 각종 인쇄물도 선보였다.

〈이지선기자 j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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