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은 없고 ‘팔찌’만 있다

2005.08.02 18:05

“자선 팔찌에 자선은 사라지고 유행만 남았다.”

‘자선’은 없고 ‘팔찌’만 있다

빈곤퇴치기금 마련 등을 위해 판매되는 ‘자선 팔찌’가 일부 젊은이들 사이에 패션용품으로 인기를 끌면서 외국의 유명 자선 팔찌가 정상 판매가의 3~5배로 유통되는 풍조가 나타나고 있다. 유통업자들이 다량으로 구입, 국내로 들여와 웃돈을 붙여 팔고 있는 것이다.

2일 인터넷 쇼핑몰인 옥션, G마켓 등에는 미국 랜스 암스트롱 암재단이 판매하는 자선 팔찌 ‘리브 스트롱(live strong)’이 정상가격인 1달러의 3~5배인 3,000~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의 유명 배우, 스포츠 스타들이 착용하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한 이 제품은 한때 정상가격의 10여배인 1만원선에 거래되기도 했다.

또 인터넷 카페 등에서는 ‘스탠드업 스피크업(STAND UP SPEAK UP)’ ‘노 컴프로마이즈(NO COMPROMISE)’ 등 외국산 자선 팔찌가 원래 가격보다 훨씬 비싼 3,000~2만원에 팔리고 있다. 이런 열풍 속에 일부 인터넷 쇼핑몰은 청바지를 구입하면 팔찌를 공짜로 주는 행사를 펼치고 있으며, 네티즌들 사이에 ‘유명 자선 팔찌 짝퉁 구별법’까지 나돌고 있다.

외국 팔찌의 인기에 비해 국내 자선단체들이 개당 1,000원에 판매하는 팔찌의 판매세는 주춤한 상태다.

한국월드비전 등이 지구촌 빈곤 퇴치기금 마련을 위해 지난달 1일 판매하기 시작한 자선 팔찌 ‘엔드 푸버티(END POVERTY)’는 하루 900여개가 판매되다가 최근 90개를 넘지 못하고 있다. 사랑의전화복지재단이 결식아동 후원기금 마련을 위해 판매하는 ‘비프렌드(B’friend)’도 판매 증가세가 주춤해졌다.

사랑의전화복지재단 관계자는 “외국 팔찌의 상당수가 모조품인데다 수익의 대부분은 중간 유통업자 몫”이라며 국내 자선 팔찌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황인찬기자 hi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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