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옥 할머니 “외로운 노인위해” 10억 기증

2005.09.01 18:10

“외로운 노인들에게 자그마한 보탬이라도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뿐입니다.”

정혜옥 할머니 “외로운 노인위해” 10억 기증

충남의 한 요양시설에서 생활하는 80대 할머니가 평생 모은 10억원을 소외받고 있는 노인들을 위해 써달라며 기증해 주위의 귀감이 되고 있다. 주인공은 정혜옥 할머니(80). 그는 최근 자신과 남편 박경종씨(90)가 거주하는 충남 공주원로원(한국장로교 복지재단 소속)에 10억원을 기증했다. “생활이 어려운 노인들을 위해 써달라”는 한마디 말뿐이었다.

지난 1997년 남편 박씨와 함께 이곳에서 행복한 여생을 보내고 있다는 정할머니는 우리나라 최초의 명륜유치원(서울 명륜동 소재)을 운영한 국내 유치원계의 대모로 유명하다.

25년 평양에서 출생해 서울에 정착한 정할머니는 이화여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2년제인 경기초급대학(현 경기대) 보육학과 주임교수로 후학양성에 힘썼다. 정년퇴임 이후에도 ‘어머니 어머니 우리 어머니/ 나와 내 동생을 낳아주시고…’로 귀에 익숙한 ‘어머니’등 500곡이 넘는 동요를 작곡하기도 했다.

그동안 활발한 작곡활동으로 문교부장관상, 한국아동음악상 등 수많은 상을 받기도 했다. 또 그가 작곡한 동요집 ‘꼬꼬놀이’ ‘새 봄 소리’ 등은 지금도 전국 곳곳의 유치원에서 애창되고 있다.

남편 박씨 역시 ‘초록바다’를 작곡한 유명 동요작가로 박씨 사이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현재 자녀들은 모두 출가해 미국 등에 거주하고 있다.

정할머니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인데 너무 요란을 떠는 것 같다”며 “지난 60여년간 교육현장에서 일하며 번 돈을 헛되이 쓰지 않고 모아왔는데 이렇게 뜻깊은 일에 쓰게 돼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공주|정혁수기자 overa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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