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황사테러’ 숨막히는 한반도

2007.04.01 18:14

최악의 황사가 주말 한반도를 집어 삼켰다. 전국의 유치원과 초·중·고교는 2일 임시 휴업 또는 수업 단축을 검토하고 있다. 눈병과 호흡기질환 환자가 급증하는 등 황사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3월31일 시작된 강한 황사는 2일에도 계속돼 사흘째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바깥 출입을 자제하고, 귀가시에는 손발을 깨끗이 씻는 등 건강 관리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최악 ‘황사테러’ 숨막히는 한반도

◇올 들어 최악=기상청은 1일 오후 전국에 황사경보를 발령했다. 황사경보는 1시간 평균 미세먼지농도(PM10)가 800μg/㎥ 이상인 상황이 2시간 이상 지속될 때 발령된다. 서울, 인천, 경기지역은 하루종일 황사에 시달리다 밤 11시가 돼서야 황사경보에서 해제됐고 영·호남, 강원 영서, 제주지역은 자정이 넘어서도 황사가 기승을 부렸다. 이번 황사는 올 들어 6번째로 그동안 한반도를 찾아온 것 중 가장 강했다. 이전까지는 지난달 28일 관악산에서 관측된 미세먼지농도 413μg/㎥가 최고치였다. 이처럼 ‘매우 강한 황사(PM10이 800μg/㎥ 이상)’가 나타난 것은 2002년 3월21~22일, 4월8~9일, 2006년 4월8~9일에 이어 4번째다.

전국적으로 동시에 황사경보가 발효된 것은 기상청이 미세먼지농도를 측정해 황사특보를 발표하기 시작한 2002년 4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서울 등 수도권과 중부지방에는 몇 차례 황사경보가 발효된 적이 있지만 부산, 대구, 제주도 등 남부지방까지 황사경보가 내려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지역별 미세먼지농도는 이날 오후 11시 현재 서울 57μg/㎥, 부산 1483μg/㎥, 대구 633μg/㎥, 광주 1059μg/㎥, 군산 236μg/㎥, 대관령 289μg/㎥, 속초 872μg/㎥, 진주 614μg/㎥, 영덕 703μg/㎥, 추풍령 531μg/㎥, 제주도 한라산 1468μg/㎥ 등을 기록했다.

◇학교 임시 휴업=2일 전국의 유치원과 초·중·고교는 임시 휴업하는 곳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1일 황사로 인해 정상적인 교육이 어려울 경우 등·하교 시간을 조정하거나 임시 휴업할 것을 권고했다.

경남교육청은 이날 오후 관내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대해 휴업을 권고했다. 중·고교의 휴업 여부는 학교장 재량에 맡기기로 했지만 휴업을 하지 않더라도 체육 등 실외 활동을 최대한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부산과 대구, 울산과 전남, 경북교육청 등도 학교 및 지역 실정에 따라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휴업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서울은 황사가 잦아드는 기미를 보임에 따라 모든 학교가 정상 등교하기로 했지만 다시 심해지면 2일 학교장 재량으로 수업을 단축할 계획이다.

◇황사 피해 속출=눈병이나 호흡기, 피부질환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도 늘고 있다. 황사 기간 중 흡입하는 먼지의 양은 평소보다 3~4배 더 많다. 특히 중국의 공업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황사에는 카드뮴, 납, 알루미늄, 구리 등 중금속이 다량 포함돼 있다.

김포~포항간 항공기가 결항되는 등 황사로 인해 하늘길도 막혔다. 포항공항은 가시거리가 2000m로 줄어들어 이날 오전 7시 김포공항을 출발해 포항공항으로 가려던 대한항공 KE1531 등 항공기 8편의 운항이 모두 취소됐다.

1일 열릴 예정이었던 프로야구 시범경기는 4경기 모두 취소됐다. 프로야구 경기가 비가 아닌 황사 때문에 취소된 것은 프로야구 출범 26년 만에 처음이다.

황사는 반도체 등 업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하이닉스반도체 관계자는 “황사철에는 분진이 공기 중에 더 많아지므로 클린룸 입실 전 에어샤워 시간을 늘리고 청소를 강화하는 조치를 내렸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등 대도시 거리는 매우 한산했다. 전국의 유원지에도 인적이 뚝 끊겼다. 서울 도봉산을 찾은 등산객은 평소 일요일보다 40% 줄었다.

〈백승목·선근형·강병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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