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첫 날인 21일 오후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 예상을 넘는 200mm 이상의 집중호우가 쏟아져 주택이 침수되고 도로가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기상청에 따르면 호우경보는 이날 오후 3시쯤 서울특별시, 경기도(부천시), 인천광역시(강화군 제외)에 내려졌고, 시간당 100㎜가 넘는 집중호우 끝에 크고 작은 피해를 남기고 오후 8시즘 해제됐다.
오전부터 내린 비는 오후 10시 현재 259.5㎜의 강수량을 기록하고 있다.
자치구별 강수량은 강남과 강서 293㎜를 비롯해 마포 280.5㎜, 송파와 서대문 275.5㎜, 강동 274.5㎜, 양천 269.0㎜, 중구 264.0㎜, 용산 263.0㎜, 도봉 서초 261.0㎜ 등이다.
이번 비는 북서쪽 고기압과 남쪽의 북태평양고기압 사이에서 형성된 기압골의 영향으로 내렸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날 국지성 기습 호우는 기상청의 당초 예상 강수량 등 예보와 크게 다른 것이어서 기상 상황을 정확히 예측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상청은 당초 이 지역에 30∼80mm 정도의 강수량을 예상했다.
집중 호우로 인한 피해도 예상을 훨씬 넘어섰다.
시간당 최고 100㎜의 폭우가 쏟아진 서울지역은 오후 한 때 지하철 4호선 서울역~사당역 구간에 빗물이 유입, 전동차의 양 방향 운행이 전면 중단되기도 했다.
서울 강서구 화곡 1동과 7동 일대 주택가 상당수와 양천구 신월1, 2동 주택가 밀집지역에서는 주택이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강서구 염창동과 양천구 목동 일대에는 벼락이 떨어져 아파트와 단독주택 등 100여 가구의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한남동의 한 아파트 공사장에서는 폭우에 조경을 위해 깔아둔 흙이 인접한 도로가로 쏟아져 내리기도 했다.
인천에서는 계양구 작전동과 서구 공촌동 일대 저지대 주택 100여 가구와 도로 11곳이 침수됐다. 또 계양구 계산동에서는 아파트 담 30여㎜가 붕괴되면서 차량 9대가 파손됐다.
김포지역에는 주택 및 상가 4곳, 도로 3곳 등 7건의 침수 피해가 접수돼 시와 소방당국이 양수기 등을 이용해 물을 빼냈다.
앞서 오후 2시쯤에는 경기 양주시 장흥면 울대리 북한산 송추계곡에서는 계곡물이 불어나 등산객 8명이 고립, 119구조대에 의해 2~3시간 만에 구조됐다.
서울시내 도로 곳곳에서는 도로가 침수돼 차량 통행이 통제됐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서구 백석고가 밑 도로, 빈정내사거리, 석남동 일대, 가정지하차도, 부평구 산곡 사거리~부평구청 사거리, 천대고가 밑 도로, 삼산농산물시장 고가 밑 등 16곳을 통제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당초 예측과 실제 강수량이 크게 차이가 난 이유에 대해 "비구름대가 예상했던 것보다 느린 속도로 이동해 한 지역에 많은 비가 쏟아졌다"고 해명했다.